▶ IOC 한국인 위원 명맥 끊길 위기에서 유승민 선수위원 극적 당선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앞두고 스포츠 외교력 강화 ‘청신호’
"아쉬운 일입니다. 그래도 또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나오지 않갔어요?"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열린 IOC 총회장에서 한 말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윈저 오세아니쿠 호텔에서 3일 열린 IOC 총회에 참석했던 장웅 위원은 한국의 IOC 위원이 사실상 사라질 위기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장웅 위원은 이날 IOC 총회에 참석한 남북한 유일의 IOC 위원이었다.
한국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문대성 선수위원이 IOC 위원 자격을 갖고 있지만 이건희 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이고 문 위원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이때만 하더라도 유승민 삼성생명 탁구 코치의 IOC 선수위원 선거 당선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장웅 위원뿐 아니라 한국 체육계에서도 스포츠 외교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한국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IOC 위원을 동시에 세 명이나 보유하기도 했다.
당시 김운용 IOC 전 부위원장을 비롯해 이건희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까지 세 명이 같은 시기에 IOC 위원으로 활동한 것이다.
그러나 김운용 전 부위원장이 2005년, 박용성 전 회장은 2007년에 IOC 위원 자리에서 각각 물러나면서 이건희 회장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선수위원에 선출된 문대성 위원 두 명으로 최근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 문대성 위원의 지난달 직무정지 처분 등 사실상 한국인 IOC 위원이 사라질 위기에 때맞춰 등장한 인물이 바로 유승민 신임 IOC 위원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유승민 위원은 이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열린 선수위원 선거에서 2위로 당선됐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쾌거였다.
'미녀새'로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를 득표수에서 눌렀고, 무로후시 고지(일본), 루이스 스콜라(아르헨티나) 등 유명 선수들까지 따돌리며 8년 임기의 IOC 선수위원에 뽑힌 것이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서 탁구가 노메달에 그쳤지만 유승민의 IOC 선수위원 당선은 금메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유승민이 뽑힌 선수위원은 일반 IOC 위원과 동등한 자격을 가진다.
총회 결정 사안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올림픽 개최지 선정 및 종목 결정에도 직접 참여한다.
임기가 8년으로 정년을 보장하는 개인 자격 위원과 다를 뿐 일반적인 권리나 의무는 똑같다.
한국인 IOC 위원의 명맥이 사실상 끊길 위기에 예상 밖의 당선 소식을 전한 유승민 위원은 말 그대로 한국 스포츠외교의 '구세주'가 된 셈이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유승민 위원이 IOC 위원으로 힘을 발휘해준다면 한국 스포츠계에 커다란 힘이 될 전망이다.
유승민 위원은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서 한국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며 "IOC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가교 구실을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 스포츠계에서는 유승민 위원 외에도 평창 동계올림픽 관계자 또는 국내 경기단체장 등을 중심으로 일반 IOC 위원도 곧 배출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 스포츠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목표로 했던 '10-10'은 이루지 못했지만 유승민 선수위원 당선의 쾌거는 예상 밖의 소득으로 평가할 만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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