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운타운의 노인 아파트에 살고 있다. 우리 아파트에서는 생각지 못한 일이 가끔 일어난다. 한번은 지인 한분이 정신병원에 일주일 다녀왔다.
그분이 어느날 밤중에 머리가 아파 비상벨을(노인아파트에는 침대 옆과 화장실에 비상벨이 있다) 누르자 안전 요원과 아파트 매니저가 즉각 달려왔다.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 전화로 통역이 시작되었다.“머리가 너무 아파 죽고 싶다”고 한 것을 전화 통역이 “죽고 싶다”라고만 통역을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조금 있으니 경찰이 들어와 머리맡에 부동자세로 서고 곧 뒤따라서 구급차가 오더니 들것에 자신을 옮겨 싣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한참 가서 어떤 건물로 들어서더니 입었던 옷 다 벗기고 흰 가운 하나만 입혀 침대에 눕히고는 병실 문을 잠그고 가버렸다. 얼떨결에 병원에 갇혔지만 말 한마디 할 수 없고 들을 수도 없어 속수무책으로 있던 중 3일 만에 가족들이 면회를 왔다.
가족들은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아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수소문 끝에 정신 병원에 있는 것을 알고 병원에 와서 정신병자가 아니라고 극구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일단 정신병원에 입원하면 일주일 동안 의사가 살펴서 정신병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그분은 일주일 동안 죽을 곤욕을 치루고 돌아왔다고 했다.
이민 1세는 거의 다 언어 장벽으로 고통을 받는다. 나의 어머니도 어느 날 “야 - 야, 니가 내 아이디 카드 만들어주면 어떻겠노” 하면서 미안해하는 그 얼굴에 눈물이 비쳤다. 그 모습이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지금까지도 눈에 선하다.
어머니는 바쁘게 사는 딸에게 부탁하기 미안해 여러 한인단체에 가보았지만 영어의 A자도 모르는 어머니는 지독한 괄시만 받고 돌아서야 했다. 지금은 사정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한인 시니어들은 일상생활 중 불편할 때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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