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를 하면서 거실 한구석 거미줄에 커다란 모기가 걸려 죽어있는 것을 보았다. 며칠 전 부엌에서 그 놈이 내 다리를 쏘고 난 후 잽싸게 날아가는 것을 보고 파리채를 들고 30분 이상을 ?아 다니며 헛방만 날리다가 놓쳐서 분했는데 이놈은 파리채를 유유히 피해 놓고는 쫓아다니지도 휘두르지도 않는 거미줄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거미줄보다 가늘다’라는 표현이 있지만 사실은 ‘거미줄만큼 약해보이지만 강하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그런 장면이었다.
모기라고 다 같지가 않다. 모기마다 크기와 색깔, 그리고 세밀하게 관찰해 본 것은 아니지만 그 특성과 성질이 다르고 모기 같지도 않은 것이 모기이기도 하다.
지난 해 여름 우리 뒷마당에는 야멸 차고 집요한데다 한번 물면 두고두고 가렵고 흉터까지 남기는 하루살이보다 작고 연약해 보이는 모기가 나타나 가족들을 괴롭혔다.
어기적거리며 움직이는 거미가 쳐놓은 그물에 날렵하게 앵앵거리며 공중을 날아다니는 모기가 걸려 목숨을 잃는 것은 무슨 자연의 조화인가.
이놈에게 물린 내 피부는 아직 가려움과 붉은 흉터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미 목숨을 잃은 모기를 보며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거미줄을 깨끗이 닦아내면서 어느 잡지에서 본 생활에 유익을 주는 거미줄이란 글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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