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영 감독과 ‘배우’ 봉만대, 기태영, 김희정, 김정식이 뭉친 흑백영화 ‘한강블루스’가 베일을 벗었다. 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한강블루스’(감독 이무영)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한강블루스’는 한강 물에 빠져든 초보 사제가 자신을 구해준 노숙자들의 생활에 동참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무영 감독과 배우 김희정, 김정석이 시사회에 참석한 가운데 초보사제 역 기태영은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으로 부득이하게 불참했다.
봉만대 감독은 라디오 생방송 일정으로 앞선 무대인사에만 등장했다. 능청스러운 입담으로 예능 프로그램에도 종종 등장하는 그는 자신의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관심을 모았다. 그는 “감배(감독+배우) 봉만대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이 감독 통해 정극연기로 거듭나야 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한강보다 한의 정서가 어떻게 표류하는지 담은 것 같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봐달라. 제 연기에 대한 폄하발언은 하지 말아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역배우 출신인 배우 김희정은 수녀가 되고 싶은 미혼모 노숙자 마리아 역을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쭉 읽고 나서 스스로 위로를 받았다. 그래서 참여하고 싶었다”면서 “어렸을 적 모습을 의식했다기 보다 저도 마리아가 궁금하고 마리아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대해서도 큰 것들을 볼 수 있다고, 성장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보고 마리아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김희정은 “출산신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경험이 없어 다른 영상이나 작품을 참고하며 연기했다”며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았다”고 웃음 지었다.
경력 30년의 연기파 배우 김정석은 극중 여자로 살아가는 추자 역을 맡아 트랜스젠더 연기를 펼쳤다. 그는 “처음 제안을 받고 이걸 해낼 수 있을까 걱정 반 설렘 반이 있었다”며 “이무영 감독님과 상의하며 연기했던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석은 “스태프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으니 ‘언니’ ‘누나’라고 불러달라고 했다”며 “PD님부터 전체 스태프가 ‘언니’ 혹은 ‘누나’라고 불러줘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배우 스태프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무영 감독은 “세상에 너무 슬픈 일들이 많고 국가 차원에도 큰 슬픔을 당한 분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며 “그런 세상에서 모두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우리가 비록 상처를 입었지만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이 상처가 있지만 다른 사람을 회복하게 한다. 영화를 통해 작은 위로를 받으셨으면 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이 감독은 9회차 촬영만으로 완성해야 해 부득이하게 흑백으로 만들었지만 흑백이 영화의 분위기나 메시지와 잘 어울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3번에 걸쳐 등장하는 ’희망가‘ 또한 빠듯한 예산 사정과 감독의 주제의식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장영규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백현진의 절절한 목소리로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이무영 감독이 연출한 쓸쓸한 흑백의 희망가 ’한강블루스‘는 오는 22일 개봉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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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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