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plorables’, ‘pneumonia-gate’…. 지난 주 미 언론에 등장한 신조어들이다.
“그들은 인종과 성차별주의자들이며 동성애, 외국인, 이슬람 혐오 성향을 보이고 있는 개탄할만한(deplorable) 집단이라 부를 수 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발언이다.
힐러리는 지난 9일 뉴욕에서 열린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기금모금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공격하다가 그 화살을 트럼프지지 유권층에게 쏟고 말았다.
그러니까 5,000만에 가까운 미국인 유권자들을 ‘구제불능 수준의 개탄할만한 존재’들로 몰아붙인 것. 거센 역풍이 몰아쳤다. 동시에 등장한 게 ‘the deplorables’이란 말.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 영어로는 The Miserables)을 패러디한 것.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 하던가. 이틀 뒤 ‘9·11 테러’ 15주기 추모행사 참석 도중 힐러리는 어지럼증세로 휘청거려 중도에 자리를 떴다.
폐렴(pneumonia)에 따른 일시적 탈수현상 때문인 것이라고 힐러리 진영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러자 힐러리 특유의 비밀고수주의가 다시 구설수에 오르면서 워터게이트(Watergate)에 빗댄 ‘pneumonia-gate’란 신조어가 등장한 것이다.
뒤 따른 것은 표 떨어지는 소리다. 한 때 두 자리에 가깝던 지지율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패닉’에 빠져들었다.
힐러리의 건강에 정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우려가 팽배하면서 대선 막바지에 ‘힐러리가 후보직을 사퇴하는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민주당 일부에서 제기됐을 정도다.
한마디로 이변의 연속이었다. 도널드 트럼프란 인물이 공화당 대선주자로 떠오른 것부터가. 2016년 대선은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 탄생이란 이변 중 이변으로 끝나게 될 것인가.
전쟁은 병참으로 이긴다. 지휘관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결국은 병력, 화력의 우세가 승리를 가져온다. 대선레이스에서도 통용되는 이야기일까. 통용된다면 올 대선은 결국은 힐러리 승리로 결말지어진다는 것이 폴리티코지의 전망이다.
우선 군자금을 보자. 힐러리 진영이 각종 TV 광고에 쏟아 부은 자금은 9월12일 현재 1억2,600여만 달러로 트럼프 진영의 1,700여만 달러를 압도하고 있다. 또 정치헌금(7월말 현재)은 4억3,500만 달러로 트럼프 진영의 1억6,000만 달러에 3배 가깝다.
병력, 화력을 총망라한 병참측면에서 볼 때 한 마디로 힐러리는 트럼프에 7대 1정도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병참에서의 절대적 열세에서 트럼프가 이길 수 있는 방안은 투표 날 지지유권자 동원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는 것이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진단이다.
때문에 근소한 차이라도 힐러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게 대통령 선거 투표일 50일을 앞둔 현 시점에서 폴리티코가 내린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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