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대한민국의 위기대응 준비태세는 전무 상태임을 적나라하게 세상에 드러냈다. 동이 튼 후 주변이 환한 데도 불구하고, 승객에게 구명정을 차고 바다에 뛰어내리라는 말 대신에 안으로 들어가서 기다리게 한 후, 선장 자신은 먼저 탈출한 그 사건 말이다.
21세기에 세계 10위 경제대국의 한 여객선 선장은 자신의 무사안일주의로 국가의 위기대응 태세가 위험 수위를 넘었음을 보여주었다.
사기 사건이 넘쳐 공신력이 무너짐은 물론이려니와 집단 이기주의로 인한 공권력 또한 무너지고 있다. 검사도 판사도 뇌물의 미끼에 쉬 걸려들고 있는 현실도 본다.
또한, 국방의 최전선에서 어떠한 전쟁에도 이겨야한다는 강박관념도 없이 국민의 혈세를 부정부패로 삼키고, 방탄유리 시험 평가서를 조작하고, 군 정찰 위성사업은 북한의 미사일도 제대로 정찰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차세대 군사 통신망인 ‘TICN’도 완성될 때엔 이미 퇴물이 될 것이라는 보도를 보며, 혹시라도 남이 대신해서 나를 위해 싸워줄 것이라는 안이한 기대감이 넘치지나 않는지 돌아봐야한다.
최근의 로버트 김 인터뷰 기사를 보면, 강릉의 북한 잠수함 좌초 사건에 관해 미국은 북 잠수함이 한국 영해로 들어온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정보를 한국정부에 통보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조금만 알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불어대는 정치인들이나 군인들 모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와우 아파트가 붕괴되고, 삼풍 상가가 무너졌을 때에만 해도 개발도상국이라는 핑계라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자동차 생산량으로만 해도 세계 7위권에 드는 마당에 무사안일주의에 젖어 핵을 머리에 이고 잠든다고 해도 나의 배만 부르고, 나의 몸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음이 역력하게 드러났다.
국가로 부터 모든 혜택을 다 받은 후에 병역의 의무를 피하려고 해외로 도피하는 젊은 층이 넘쳐, 대한민국은 베이비붐 세대의 노년들이 지켜야할 땅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병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겠다는 철부지 정치인들도 있는데다, 국가의 삼대 요소인 국토, 국민 및 주권을 망각하고 건국일의 논쟁을 일으키는 정치인도 있다.
최근 경주에서 일어난 진도 5.8의 지진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지진에 대한 무방비 사태 또한 만천하에 드러났다. 고층 아파트들이 내진 설계도 없는데다 지진보험이 없어 입주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할 지경이다. 대한민국에서 운영되고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내진 설계가 진도 6.5까지라고 하니, 걱정거리가 또 하나 생겼다.
이제 대한민국의 약점들이 세계만방에 공개되었다. 대한민국엔 핵무기가 없으며, 북의 핵실험엔 풍선과 스피커로 대응하며, 가지고 있는 재래식 무기도 다 공개되었으며,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느냐는 정치인들로 인해 간첩들이 득실거리고 있다고 한다.
2007년 2월, 6자회담 합의에 관해 서울의 한 칼럼니스트는 “… 우리는 북핵에 알몸으로 서있는 꼴이다…” 라고 했다. 2차 대전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무기로 인해 일본은 항복했다. 약점이 만방에 드러난 마당에 누가 대한민국에 옷을 입혀줄까?
<
폴 손/엔지니어>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