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똑똑한 폰이라고 하는 스마트폰은 다양한 기능으로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편리한 문명은 우리가 손가락 하나 움직여 터치하는 2, 3초만을 요구할 뿐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사람들과의 소통도 자연히 디지털 방식이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기계는 딩딩 소리를 내며 제 소임을 다하고, 그때마다 나는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길들여진다. 스마트폰은 컴퓨터와 통신의 거대한 기술 성취임에 틀림이 없으나, 달림이 가속할수록 더 고독해져가는 내 영혼과 또 다른 형식의 구속감을 느끼는 것은 계절 탓이라고만 해야 할까.
속도에 치우치는 마음은 매사에 분주하고 조급하다. 친구와의 폭넓은 대화나 남에 대한 친절과 배려를 신경쓰지 못하는 일이 많아진다. 이젠 무엇을 시작하기보다 멈추는데 용기를 내어, 각자 속도의 절제를 발휘해야 할 때일까.
사물과 사람이 오고가는 큰길의 삶에서, 성취는 목적보다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먼 길을 가겠다는 마음에 한그루의 벽오동을 심은 지 어느 덧 10년이 지났다. 봉황을 보고자 함이었을까. 적어도 처음엔 그런 마음이었을 게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나는 기다리던 봉황이 거창한 전설의 새가 아님을 깨닫는다. 빈 가지에 걸린 달이 제 빛으로 깊은 어둠을 밝힐 때, 일편명월(一片明月)은 기다리던 봉황이 되어 내 가슴에 들어오는 것이다. 달빛이 좋은 보름이다. 이쪽도 저쪽도 모난 데가 없는 둥근달의 망월(望月)을 맞이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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