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두마(Duma)의 선거일을 아는가. ‘두마’란 말조차 생소하게 들린다. 그러니 두마 선거일을 어떻게 안다는 말인가. 많은 사람들이 아마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다.
두마는 ‘생각하다’는 뜻을 가진 러시아어 ‘두마티’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러시아연방 하원의원을 보통 ‘두마’라고 부른다. 그 선거일은 9월18일. 벌써 지나갔다. 그 선거에서 푸틴의 통합러시아당은 압승을 거두었다.
이는 그러나 대다수 세계인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다. 그러니 언제가 두마의 선거일인지 모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일은 언제인가. 11월8일. 그 날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미국인들만 그런 게 아니다. 난민문제에, 테러에, 경제난에 유럽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와중에도 매일 같이 신문 1면을 빠지지 않고 장식하는 것이 미국 대통령 선거 뉴스다.
왜 그토록 관심인가. 여전히 세계 유일의 수퍼 파워다. 경제, 군사, 문화 모든 면에서 부동의 세계 넘버 1이다. 그 미국의 대통령 선거결과가 가져오는 영향은 전 지구적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때문에 사실에 있어 ‘우리(our) 대통령‘선거’라는 것이 한 유럽 언론인의 말이다.
세계인들은 그러면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중 누가 승리하기를 바라고 있을까. 압도적 다수가 힐러리 대통령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갤럽 인터내셔널이 전 세계의 주요 4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결과 밝혀진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세계인들은 10명 중 8명 이상 꼴로 힐러리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 지지가 가장 높은 나라는 핀란드로 86%의 지지율을 보였고 그 다음은 85%의 포르투갈이 차지했다.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또 아시아국가 중에는 가장 힐러리 지지율이 높은 나라는 한국이다. 한국인의 82%가 차기 미국대통령으로 힐러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고대하는 나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바로 그 나라다. 러시아인 과반수는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중국은 힐러리 지지와 트럼프 지지가 거의 반반씩으로 나뉘어졌다.
왜 세계인들은 일방적으로 힐러리를 성원하고 있을까. 반드시 힐러리가 좋아서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생할 경우 시장경제와 자유무역, 민주주의 개방사회를 근간으로 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와 동맹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 그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러니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그야말로 진심으로 반길 사람은 러시아의 푸틴, 북한의 김정은, 그리고 이슬람국가(IS) 등 회교 원리주의 과격테러집단 등이라는 것이 한 독일 언론의 보도다.
무엇을 말하나. 힐러리 대 트럼프. 그 대결은 단순한 미국 대통령선거 차원을 넘어 앞으로의 세계질서의 향방에 대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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