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내린 파리모터쇼 결산, 파리 테러·디젤게이트 영향
▶ 수퍼카·유명브랜드 불참, 전기차 독주 속 “과제 산적”
현지 시간으로 지난 16일 막을 내린 ‘2016 파리모터쇼’ 현장은 격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특히 화려함보다 향후 시장 흐름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진중한 관찰과 고민이 엿보였다.
이달 초 찾은 파리모터쇼 현장은 축제 분위기와 거리가 있었다. 파리는 테러의 위협으로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나 검문검색이 삼엄했다. 전시장도 노트북 컴퓨터와 카메라가 든 가방을 검사 받고 몸수색을 거쳐야만 입장할 수 있었다.
올해 파리모터쇼는 유명 브랜드들이 불참해 규모도 예전만 못했다.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수퍼카 브랜드는 물론이고 미국 양대 브랜드 중 하나인 포드, 스웨덴의 자존심 볼보, 일본 마즈다 등도 줄줄이 불참 대열에 합류했다.
오는 2020년까지 시내에서 디젤차를 퇴출시키겠다는 파리시의 선언 때문인지 수퍼카와 디젤차가 떠난 자리에는 전기차들이 가득했다. 지난해 ‘디젤 게이트’로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은 전시 차량 대부분을 전기차나 충전식(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로 채워 내연기관차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프랑스 업체 르노는 LG화학의 신규 배터리를 장착한 새로운 전기차 ‘조에’(Joe)를 공개했다. 조에는 배터리 셀의 성분을 개선해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이전의 두 배에 가까운 400㎞까지 늘렸다.
모터쇼만 보면 내연기관을 대체할 친환경차의 시대가 바로 도래할 것 같지만 현장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전기차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으로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거리를 믿을 수 있는지,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가 거의 다 소모됐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여전히 불안해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게 업계 지적이었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는 파리모터쇼에서 “2020년은 세계 자동차 업체들에게 중요한 해”라며 “각국의 대기오염 규제에 맞추려면 친환경차 개발은 필수지만 오랜 기간과 많은 돈이 필요한 기업에는 큰 위기”라고 말했다.
아직 친환경차를 한 대도 출시하지 못한 쌍용차만의 걱정은 아니다. 친환경차를 서둘러 내놓은 BMW와 아우디 같은 업체들도 아직은 내연기관에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차가 주력제품이다. 현대자동차도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보다 당장 판매가 급한 신형 해치백 ‘i30’나 고성능 컨셉카 ‘RM30’에 더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온전히 대체하기 위해서는 선결 과제가 부지기수다. 배터리 용량은 물론이고 브랜드마다 통일되지 않은 충전방식으로 인해 충전시설 설치에도 이중, 삼중으로 비용이 들어간다. 전기 생산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이상 전기차가 친환경차가 맞는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친환경차를 논한 지 수년이 흘렀고, 디젤 게이트가 전기차 시대를 조금 앞당겼을지 몰라도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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