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이끌어갈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8일, 메릴랜드 투표소 곳곳에는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안 밀집지역인 하워드 카운티 투표소에는 한인 유권자를 비롯한 아시안 유권자들을 많이 발견할 수 없었다.
8일 오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엘리콧 시티 센테니얼 학군 내에 설치된 투표소를 찾았다. 유권자들이 꾸준히 들어왔지만 아시안 유권자는 보이지 않았다. 투표 진행요원은 아시안 유권자는 많이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30분을 기다려 만난 한 한인 유권자는 “시민권을 취득한 이후 늘 투표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유달리 투표소가 투표 분위기가 안 나고 조용해서 이곳이 투표소가 맞는지 의심할 정도였다”며 “늘 투표하러 오면 아시안이 없다는 걸 느꼈는데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투표 장소로 사용되고 있는 벌리매너 중학교에는 약 40%의 아시안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데 투표에 참여하는 아시안 부모는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컬럼비아 스쿨리 밀 파크 투표소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장영란 하워드시민협회 회장은 “투표소 개장시간인 7시 전부터 20여명이 투표소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등 온종일 많은 사람들이 투표소를 찾았지만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볼티모어 카운티도 마찬가지였다. 볼티모어 카운티에서 투표에 참여한 한 한인은 “오전 8시쯤 투표소에 가니 밖에 까지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러나 온통 백인뿐이었고 아시안은 못 봤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한인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한 단체장은 “트럼프도 힐러리도 싫다며 투표를 안 하겠다고 선언한 한인들이 많았다”며 “결국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이 정치적 무관심, 선거 불참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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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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