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정치 경험이라곤 전혀 없는, ‘백인 우월주의’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대통령이 탄생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가뜩이나 최씨 일가의 국정농단으로 혼란스러운 한국사회는 더욱 어수선하게 됐다.
나는 시민권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반 이민정책을 외치고 오로지 미국인을 위한 미국을 다시 세우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대통령을 환영해야 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본다. 당장 내 권리를 찾고 내 실리를 추구한다면 당연히 트럼프는 나에게 적합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종교적으로 해석한다 해도 반 이슬람을 외치는 대통령을 적극 지원하고 환영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내 몸에는 뜨거운 한국 사람으로서의 피가 흐르고 있고 아직은 이민사회의 현실에 대해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의 반이민 정책 입장에 걱정과 우려가 고개를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부동산인으로서 트럼프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다. 부동산계의 거물임에는 분명하다. 비즈니스적으로 100% 전부는 아니지만 그의 능력만큼은 절대적으로 인정을 해야 한다. 1971년 아버지가 운영하던 부동산 회사를 물려받은 후 그 회사를 지금의 트럼프 기업으로 바꾼 그의 능력이 정말 탁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사업적인 능력을 제외한 다른 면을 볼 때 과연 내가 이 대통령을 환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직은 나 자신조차도 판단하기가 힘들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온 이민자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민자에게는 기회의 땅이다. 이민자들이 이민을 와서 자기들이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최소한 그래왔었다.
그런데 9.11 이후에는 이민자에 우호적인 정책보다는 반이민 정서를 반영한 정책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그리고 그 여파는 부동산 시장에도 충격을 주어서 실질적으로 미국 시민권자나 최소한 영주권자가 아닌 경우에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이민자들을 위한 정책이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론적으로는 각 은행마다 외국인을 위한 융자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명확하지 않고 그때마다 심사기준이 바뀌는 바람에 외국인 융자로 집을 구입하는 것은 아주 힘들다.
심지어 90%를 다운페이하고 10%만 융자를 얻는다 하더라도 신분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미국 내에서 정확한 수입이 없다면 융자가 안 된다는 것이다. 90%를 다운페이 하는데 융자가 안 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는다.
미국경제는 이민자의 뒷받침이 없이는 힘들다. 정확히 말해서 이민자중에서 아직 제대로 신분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불법 체류자의 노력과 땀이 이 미국경제의 바탕이 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인 모두는 예외 없이 이민자 출신이다. 백인이건 흑인이건 동양인이건 상관없이 땅 주인은 따로 있던 이 나라에 이민 와서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 이민자가 일군 나라가 바로 미국이란 것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트럼프의 미국도 이런 인식 위에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해 나가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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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리 부동산·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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