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의 뉴스다. 한국의 가수인 남진의 얼굴이 도안된 우표가 미국에서 발행되었다는 뉴스다. 한국에서 유명한 가수가 한국이 아닌 미국의 우표에 얼굴을 내밀었다는 뉴스다. 미국 우표지만 한글이 든 우표가 미국에서 발행되었다고 한인 매스컴들은 우쭐댔다.
그 누구도 이것이 사제 우표라는 것을 보도하지 않았다는데 대해 한국의 기자들의 수준을 알 수 있다. 미국에서는 생존 인물을 우표에 넣지 않는 전통이 있으며, 미풍양속을 저해하지 않고 정치적인 이슈가 없으면 개인이 디자인한 사제 우표를 누구든지 발행할 수 있다. ‘남진 우표’는 관제가 아닌 개인이 발행한 사제 우표일 뿐이었다.
서울의 어느 주요 일간지에 번역 기사로 건강을 돕는 10가지 음식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그 중 하나가 ‘단 감자’였기에 눈길을 끌었다. 영문 기사 원본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Sweet potato’였다. 작성한 기자에게 고구마의 고어인 ‘단 감자’에 대한 확인 요청 이메일을 보냈더니 감감 무소식이다.
2011년 3월 일본 동북 지역의 지진 및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원자력 단지의 발전소 6기 중 4기가 냉각수 부족으로 격납용기 수소 폭발 및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의 GE사 및 일본의 히다치와 도시바가 공동 설계제작한 발전소라 한국에는 없는 기종이다.
한국의 기자들은 원자핵공학과가 있는 대학으로 동분서주 했었지만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전문가가 없었다. 그래서 추측 기사가 남발되었다. 사정이 이런 만큼 기자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단독이나 특종 기사를 내려고 혈안이 되어있었다.
잘못된 기사를 정정하려고 어느 기사를 작성한 과학부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 후에 전화통화도 했었지만, 진상을 파악하기 보다는 특종을 내고 싶어 안달이다. GE사가 수퍼 볼 경기장에 비상용으로 대기시키는 발전기 10대를 일본으로 보낸다는 뉴스를 알려줬더니 기사 작성을 빨리하려고 다른 내용은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다음날, 특종으로 수퍼 볼 비상 발전기가 일본으로 간다는 제하의 기사가 1면에 실린다. 그 다음 날엔 이 신문을 본 현대도 10대를 보낸다는 특종이 실린다. 그러나, 보낸 발전기는 모두 미국과 한국이 쓰는 60Hz 교류용이다. 일본에서는 50Hz의 교류 전기를 쓰는 곳이 허다하다. 이에 대한 언급이 없어 미완성 기사가 된 것이다.
얼마 후, 또 다른 서울의 일간지는 “전원 끊겨도 원전 안전한 장치 세계 첫 개발”이라는 제하의 단독 기사를 냈다.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그 장치가 중력을 이용한 피동적인 장치인가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 장치는 이미 독일이나 미국에서 쓰이고 있다고 했더니, “처음 나오면 우리는 그냥 세계 최초”라고 쓴다고 답했다.
요즘 최순실의 국정 농단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한인들의 시국선언으로 어수선하다. 북한은 이 시기에 핵실험을 하면 오히려 한국민들이 대동단결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터이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을 되찾아야한다. 대통령이 검찰에 나가 조사 받을 일도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한다. 온갖 추측성 기사와 무책임한 선동 기사도 남발되고, 총선 때엔 선거의 여왕에게 한번만 와서 유세해달라던 작자들도 등을 돌렸다. 이 와중에, 자사 주필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물러났을 때에는 잠잠하던 신문이 오늘의 정국을 두고 ‘부끄럽다’는 사설을 실었다. 언론은 무엇보다 먼저 기사 작성 태도에 부끄러움을 느껴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시끄럽다’는 말 밖에 못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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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손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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