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유엔 때리기’로 한랭전선…”모여서 떠들고 즐기는 사람들 클럽’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후임자인 안토니오 구테헤스의 취임 선서식에서 연설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면담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반 총장의 임기 만료 5일 전인 27일(현지시간)까지도 두 사람 간 약속된 '일대일 면담'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FP)는 지난 24일 "트럼프 당선인이 반 총장과의 면담 약속을 철회했다(backtracked)"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이 매체는 3명의 유엔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반 총장을 '무시(snub)'한 것이자, '트럼프 정부'에서 유엔과 미국과의 관계가 전과 같지 않을 것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 총장과 트럼프 당선인은 미 대선 사흘 후인 지난달 11일 20분간 통화했다.
반 총장은 지난주 한국 특파원들과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통화는 서로 정중하게 잘 됐다"며 "제가 '한번 만나서 유엔의 여러 문제를 협의하자'고 했더니 (트럼프 당선인도) '대단히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면서 면담 약속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FP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 통화에서 말을 많이 안 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가 곧바로 유엔에 '트럼프 당선인이 1월 20일 취임 때까지는 어느 세계 지도자들도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유엔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매체에 "우리는 통화에서 합의된 대로 면담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전에는 어떤 외국의 외교관도 개인적으로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엔과 트럼프 당선인 사이에는 최근 '냉기류'가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미국의 기권 속에 채택하자 즉각 "1월 20일 이후 유엔의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반발했다.
26일에는 '모여서 떠들고 즐기는 사람들의 클럽'으로 유엔을 정면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기후변화를 중국이 밀어붙이는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반 총장의 성과물로 꼽히는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도 기후변화의 실체를 "정말 아무도 모른다"며 부정적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 내정한 것을 놓고서도 유엔 외교가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헤일리 주지사는 트럼프 진영의 핵심이 아닌 데다, 사실상 외교 경험이 전무해 영향력을 제대로 행사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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