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소련 시절 매입…美정부 “정보활동 은신처로 사용해”
미국 정부가 29일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에 대한 보복조치로 폐쇄한 시설 2곳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 내 러시아 외교관들의 고급 휴양지로 알려진 곳들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보도했다.
미 당국은 이날 폐쇄 방침을 발표하면서 뉴욕과 메릴랜드 주에 각각 위치한 이 시설들이 러시아 정보요원들이 미 당국의 눈을 피해 접선하는 '스파이 소굴'이었다고 묘사했다.
두 시설 중 메릴랜드 주에 있는 시설은 코르시카강과 체스터강이 합쳐지는 18만2천100㎡ 면적의 개척지에 위치하며, 워싱턴 도심에서는 9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이 부지는 1972년 옛 소련 시절 사들인 것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소련 인사들의 휴양시설로 사용됐다. 이전 소유자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지은 것으로 유명한 듀폰·제너럴모터스의 전 임원 존 라스코브였다.
소련이 이 시설을 구매할 당시 지역에서 반대 여론이 일기도 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반대 여론도 잠잠해졌다.
1987년에는 펜실베이니아 주 이스턴시의 한 기자가 이 시설이 소련의 첩보활동에 사용된다는 루머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기자는 당시 이 시설에 대해 "시설 바깥쪽에는 높은 철책선이 쳐 있고, 입구에는 비디오카메라 감시 장치가 있지만, 라임 색 방갈로와 수영장, 여러 개의 테니스 코트도 있다"고 보도했다.
소련이 해체된 뒤에는 러시아 연방 정부가 이를 매입했다. 이후 이 시설과 관련한 소식은 뜸하다가 1996년 주(駐)미 러시아 대사 부부가 워싱턴라이프지 기자를 이곳으로 초청해 이곳이 마치 러시아 전통 여름별장 같은 곳이라고 설명하며, "워싱턴의 정신없는 생활에서 벗어나 숨을 곳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뉴욕에 있는 시설에 대해서는 '면적이 5만6천650㎡이며 롱아일랜드에 있고 소련이 1954년 매입했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위치 등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러시아 블로거들은 이 시설이 롱아일랜드 글렌 코브 지역에 있는 '킬렌워스'라는 대저택이며 유엔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의 별장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업가인 조지 듀폰트 프랫의 저택이었던 킬렌워스에는 49개의 커다란 방이 있다고 소개했다.
킬렌워스는 일년 내내 러시아 관리인 몇 명이 거주할뿐 거의 비어있다. 또 메릴랜드의 휴양시설과 마찬가지로 철책이 쳐진 담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무성한 나무 가지에 가려 건물 절반이 보이지 않는다.
1982년에는 레이건 정부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이 저택을 롱아일랜드의 방어시설과 기술산업 시설을 감시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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