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인관계·경비 부담 회피 젊은층‘혼밥·혼술족’증가
▶ 소통부재 부작용 우려도
한국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혼밥족’들이 샌디에고 한인들 사이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샌디에고 한인 식당가에 의하면 혼자 와서 밥을 먹거나 술을 먹는 혼술족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콘보이 한인 타운에 있는 뚜레바분식의 지 사장은 “최근 들어 혼자와서 밥을 시키거나 술을 먹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며 “한인들도 있지만 특히 중국인들의 눈에 많이 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혼밥족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민사회의 특성과 사회적 가치변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샌디에고 한인 사회는 크게 현지인과 주재원 및 지상사 직원, 유학생,연수생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 중 혼밥이나 혼술을 주로 하는 그룹은 유학생들과 연수생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현지인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산동반점의 곡영락 사장은 “5년전만 해도 같은 처지에 있는 유학생들끼리 와서 단체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혼자 와서 식사를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젊은 층들의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도 혼밥 인구 증가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 20~30대는 한국 식사문화에 대한 피로감로 인해 여럿이 함께 식사를 꺼리는 경우가 그 한 예다.
미라메사에 있는 IT 기업에 다니고 있는 1.5세의 케빈 이 씨(31세)는 “직장 내에 한인 동료들과 같이 밥을먹으면 가끔 대화가 통하지 않는 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상사의 일방적이며 권위적인 식사주도 문화가 싫어 가급적이면 혼자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인터넷의 대중화다. 컴퓨터, 노트북 등의 디지털 기기와 스마트 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발달되면서 공동체 식사의 개념이 극히 희박해진 것이다.
20대 자녀를 둔 개인사업자 이상식 씨(58세)는 “아이들은 밥상을 차려놓으면 달랑 자기 먹은 밥과 반찬만 가지고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혼자 식사를 해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밝혔다.
현대 사회가 개인주의로 변화되면서 공동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보다는 디지털을 통한 의사전달이나 정보를 공유하면서 공동체 의식이 희박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혼밥뿐만 아니라 혼술, 혼행(혼자 여행하기), 혼영(혼자 영화보기)와 같이 나홀로 족들이 증가하고 있다.
직장인 이기석(가명·43세)씨는 주3회 정도 술을 마시는 주당이다. 퇴근 후 직장 동료나 아는 지인들과 술을 자주 먹다 보니 당연히 지출이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 해 10월부터는 혼자 술을 마시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이 씨는 “주변 사람 눈치 보지 않고 혼자 음악을 듣거나 다운로드한 영화를 감상하면서 혼자 술을 먹다보면 과음할 일도 없고 경비도 절감돼 이제는 가급적이면 혼자 술을 먹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혼밥 혼술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소통부재라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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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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