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싼 가격으로 외곽 공략 “일자리 뺏기나” 우려도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하던 멕시코 출신 주방 출신들이 일식당이나 델리샵 진출이 늘어나면서 한인 식당 비즈니스 규모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샌디에고 카운티 한인 요식업계에 의하면 한인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 주방에서 일하던 멕시코계 주방보조들이 일식당이나 델리샵을 직접 차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멕시코 주방보조 출신들이 오픈하는 대부분의 식당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음식이 푸짐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임대료가 저렴한 외곽지역의 주택밀집지역이나 소규모 상가에 집중되어 있다.
한인타운에서 동쪽으로 약 30분 가량 떨어져 있는 엘카혼 시티에 지난해 10월 퓨전 스타일 일식당을 차린 호세 루이스(42)는 샌디에고주립대(SDSU) 근처에서 한인이 운영하고 있는 퓨전 스타일 일식당에서 10여년을 근무한 경력자다.
루이스는 “지난 2014년도까지 한인이 운영하는 퓨전 스타일 일식당에서 스시와 롤 요리는 물론 소스 및 밑반찬 만드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이 식당이 영업 부진으로 인해 문을 닫으면서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두었다”며 “조경일을 하던 친구를 도와주다 지난해 엘카혼 시티에 10석 규모의 퓨전 스타일 일식당을 차렸다”고 말했다.
미라메사에 있는 델리샵에서 일하던 에스메랄다는 “한인이 손재주가 좋아 음식을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얼만 전까지 이곳에서 일을 해왔다”며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겨 임페리얼 지역 상가에 델리샵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한인 간판업계에서도 “일식당을 개업하기 전에 간판을 비롯한 각종 인쇄물을 문의하는 멕시코계 업주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동안 샌디에고 카운티 내 일식당은 한인이 중심을 이루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멕시코 출신 주방보조가 하나둘 씩 일식당을 오픈하면서 한인들의 일자리가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한인들의 우려는 샌디에고 카운티 한인 이민 초창기에 몰려있던 업종들이 멕시코 출신들에게 자리를 물려준 전철이 있기 때문이다.
이민 1세로 올드 타이머에 속하는 이준석(가명·56)씨는 “처음 이민 올 당시인 지난 70년대에 의사소통 부족과 경험 부족 등으로 인해 조경업에 뛰어들어 일을 했다”며 “그런데 지난 90년대부터 멕시코 출신들이 대거 조경과 페인트업에 진출하면서 가격 경쟁에 밀려 자연스럽게 그만두게 됐다”면서 “아마 이 분야 계통 한인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처럼 한인 일식당에서 일하단 직원들이 속속 개업을 하는 것은 기존 셰프들의 임금이 너무 높게 책정된 것에 따른 부작용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90년대에 일식당을 하던 스시 셰프 황모씨는 “한인들이 운영하는 일식당이 우후죽순처럼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스시 셰프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업주들은 대체 인력으로 멕시코 출신 인력을 투입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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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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