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안철수 등“완주”의지, 황교안 이어 김종인·홍준표 다크호스
▶ 반기문·박원순·김무성 중도 포기 탄핵선고 후 지지율 변화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탄핵 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 대선주자들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올해 대선 레이스를 달리는 얼굴들이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바뀌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선 트랙을 일찍 떠나는 주자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여야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13위 안에 들었던 주자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6명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러시 속에서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은 대선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다. 또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도 여전히 대권을 향한 권력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총리 등이 다크호스로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황 대행과 정 전 총리의 출마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홍 지사는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김 전 대표는 대선 출마 문제에 대해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말하며 ‘킹메이커’보다 ‘킹’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탄핵 선고 직전에 김 전 대표와 홍 지사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서 이들의 움직임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우선 김종인 전 대표는 8일 오전 보좌관을 통해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지난해 1월15일 민주당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며 입당했던 김 전 대표는 1년2개월 만에 당을 떠나게 됐다.
김 전 대표가 비례대표 의원직까지 포기하면서 탈당한 이유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당을 떠나면서 “이 당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면서도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제 소임을 다하겠다”고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김 전 대표는 일단 특정 정당에 입당하지 않고 개헌을 고리로 ‘비 문재인 연대’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과 민주당 내 ‘비문재인’ 세력들은 대체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추진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김 전 대표는 연대 과정에서 자신이 대통령 후보 또는 실세 총리 후보로 나서는 방안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동상이몽’ 상태인 여러 갈래의 ‘비문’ 세력들이 김 전 대표에게 그 같은 중책을 맡길지는 불투명하다.
김 전 대표는 ‘비문재인 개헌 연대’ 추진을 위해 일단 ‘김종인-손학규 연대’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 전 대표가 탈당 전날 손학규 전 대표를 만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어쨌든 당을 떠난 김 전 대표는 ‘문재인 대세론’을 흠집 내는 역할을 많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됐다가 최근 항소심에 무죄를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는 자유한국당의 유력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만일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홍 지사와 황 대행이 한국당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황 대행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에는 홍 지사가 한국당의 기대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홍 지사는 8일 한국당 초선 의원 30여명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문재인 전 대표를 공격하는 데 앞장섰다. 홍 지사는 이날 “문 전 대표가 정권 교체론을 얘기하는데, 이는 헌법재판소를 압박한 정권 탈취론”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TV 토론에서 (내가 문재인 후보와) 붙으면 10분 만에 제압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문재인 대세론이 순항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10일 탄핵 여부 결정 뒤에는 대선 구도가 재편되고 대선주자 지지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새롭게 떠오른 김 전 대표와 홍 지사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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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덕 서울지사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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