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기 두려울 때
서용선 지음, 문예운동사 펴냄
“사람들은 탈모가 시작되면 인생에 중대한 사고가 난 것처럼 안달을 한다.…이에 탈모를 어떻게 해서든지 가려보려고 하는 모습은 백태라 할 수 있고 때론 눈물겹기까지 하다. 예를 들어 윗머리 부분이 대머리가 되면 밑머리를 길게 길러 마치 그림을 그리듯 위로 끌어올려 포마드나 젤리로 붙이는데 보는 사람은 오히려 그것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우스꽝스런 모습이 되어 실소를 자아낼 때도 있다.…결국 삶에 에 있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선정해 탈모에 들이는 노력을 대신하는 것도 합리적인 사고라는 생각이다.” (164쪽 ‘탈모’ 중에서)
떠나는 것을 기어이 붙들려는 억지 대신 자연스럽게 손을 놓고, 대신 더 의미 있는 것을 소중히 움켜쥘 수 있는 여유와 지혜는 쉽지 않다. ‘혼자 있기 두려울 때’라는 동명의 수필집을 낸 지 5년 만에 두 번째 이야기를 내놓은 저자 서용선은 경험으로 이를 체화했고 글과 그림으로 풀어냈다. 100편 이상의 짤막한 에세이와 직접 그린 펜화를 함께 선보인 저자는 “학문적인 것보다는 내가 살아오는 과정에서 사고하고 습득한 경험적인 것을 글로써 실현해보는 것”이라면서 “삶의 방법에 대한 경험적 노력이 세대교체를 위해 필요한 산물이 되기를 기대하며 글을 썼다”고 밝혔다. 투병 중이던 그가 병마와 싸워야 했던 두려움의 시간을 깨달음의 시간으로 승화한 결과물이다.
일상 속 번뜩임을 채집한 책은 계절별로 춘하추동 4장(章)으로 크게 나뉘어 25편씩을 담고 있다. “불평을 할 조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긍정에서 오는 힘이 만족을 주는 것이다”(‘불평은 줄일수록 좋고 만족은 많이 나눌수록 좋다’ 중에서)나 “인생은 풍선 불기와 같다. 자기를 부풀려서 욕심을 내다보면 풍선이 터져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어린이날’ 중에서) 등 삶을 관조한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감흥을 준다. 간간이 저자가 버스나 기차 안에서, 주변에서 경험한 웃음 나는 일화들도 섞여 있어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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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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