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바른 일하다 목숨 잃어...그들의 용기 있는 행동 추앙”

앤젤 사울스(왼쪽)이 27일 포틀랜드에 마련된 추모장소에서 자신의 양녀인 코코 더클라스가 자신이 직접 만든 페인트한 돌과 꽃을 희생자들을 위해 놓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시민들은 피해자들이 편견을 보고 넘어가지 않고 맞서다 사망한 것을 슬퍼하며 그들의 용기를 칭송하고 있다.[AP]
26일 오리건 주 포틀랜드 통근열차에서 이슬람교도 혐오 발언을 내뱉던 백인 남성을 제지하려다 2명이 흉기에 찔려 숨지고 1명이 다쳤다.
포틀랜드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차에 타고 있던 제러미 조지프 크리스천(35)은 다른 두 여성 승객을 향해 인종과 종교를 헐뜯는 발언을 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두 여성 승객은 이슬람교도로 추정되며, 이 중 한 명은 히잡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승객 리키 존 베스트(53)와 털리신 머딘 남카이 미셰(23), 마이카 데이비드-콜 플레처(21)가 제지에 나섰지만, 크리스천은 오히려 이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예상치 못한 공격을 당한 베스트는 현장에서 숨졌고, 남카이 미셰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플레처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WP는 크리스천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그가 인종주의·극단주의 신념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게시물이 있다고 전하면서, 이번 공격이 이슬람권 금식 성월(聖月)인 라마단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발생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수사를 맡은 연방수사국(FBI) 오레곤 지부의 특별 수사관 로렌 캐넌은 "지난밤 사건을 국내 테러 행위나 연방 증오 범죄로 다룰 것인지를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 뒤 열차에서 달아난 크리스천을 체포했으며,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크리스천은 30일 법정에 첫 출두한다.
한편 흉기에 찔려 숨진 시민 2명에 대한 추모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인종·종교 차별 등에 기인한 혐오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미국 사회에서 '의인'의 영웅적 행동을 볼 수 있었다는 찬사가 나온다.
테드 휠러 포틀랜드 시장은 성명을 내고 "두 시민이 증오에 대항하는 법을 몰랐던 이들을 대표해 올바른 일을 하다가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그들의 행동은 용감하고 이타적이었으며 모범으로서 추앙받아야 한다. 그들은 영웅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용기 있는 두 분의 희생에 가슴이 미어지는 듯하다"라고 트위터에 썼다.
오리건 주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은 "포틀랜드 맥스트레인의 끔찍한 비극"이라며 "정의의 대변자들은 위험을 무릅쓰다가 그들의 목숨을 잃었다. 증오는 악이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포틀랜드에 사는 무슬림들도 지역사회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며 영웅적 행동을 한 희생자들을 위한 모금 운동에 들어갔다.
숨진 베스트는 23년간 군에 복무하다가 2012년 전역했으며, 재작년부터 포틀랜드 시에서 기술자로 일하던 공무원이었다. 남카이 미셰는 리드대학 경제학부 졸업을 앞둔 학생이다.
남카이 미셰의 누이는 가족을 대표한 성명에서 "마지막 용기를 통해 진정으로 믿는 바를 실천했다. 이 비극이 반성과 변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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