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경 한국에서 대규모 시위로 번질 뻔 했으나 탄핵사태에 가려져 최근까지 잠잠했던 고 백남기씨의 사인논란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결말로 끝나 버렸다.
애초에 직접사인으로 급성신부전이나 고칼륨증을 기록했으면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었겠으나 주치의였던 서울대학병원 신경외과(당시) 과장 백선하 교수의 감독 하에 치료를 담당하고 있었던 수련의가 내과적 사인에는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사인이 될 수 없는 ‘심폐정지’를 직접사인으로 적음으로써 의대생들과 졸업생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이 같은 의문이 제기되었을 때 주치의였던 백 교수가 규정대로 정정했더라면 의학적인 측면에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대선 전까지 ‘합병증에 따른 ‘병사’라는 판단을 유지해 왔던 서울대병원은 감사원에 의한 기관운영감사가 시작된 6월14일 바로 그 날에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함으로써 이 논란의 결말을 지었는데 이 조치는 서울대병원 역사상 전례가 없는 것으로 주치의 백 교수의 권한을 교묘하게 침해한 것이며 의학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은 것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을 이끌어냈던 촛불시위대에는 고인이 공권력의 폭력에 의해 타살 당했음을 주장하는 단체가 어김없이 등장했었고 촛불세력의 지지에 의해 대통령이 된 문재인 (당시)후보는 집권하면 백남기 씨 사망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힐 것을 약속했었다.
한국을 휩쓴 촛불민심의 광풍은 이제 사망원인도 삽시간에 바꾸어 버리는 무소불위의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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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영/신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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