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퀸즈한인교회 이규섭 목사가 9일 사임을 발표하며 교인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설교 표절 논란이 발단이 된 후 담임목사의 거취를 놓고 무수한 진실공방 속에 찬반논쟁이 이어졌던 퀸즈한인교회 사태가 이규섭 목사의 공식 사임으로 일단락됐다.
이규섭 목사는 예고<본보 7월7일자 A14면 등>한대로 9일 2부 예배에 참석해 교인들에게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 목사는 강대상이 아닌 예배당 앞쪽 우측에 성경을 들고 올라와 대제사장 아론의 축복기도가 적힌 성경구절을 읽은 뒤 “먼저 하나님 앞에 용서를 구하고 여러분들에게도 용서를 구한다. 또한 그간 베풀어 주신 사랑에 감사드리고 아울러 교회와 교인들을 축복한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용서는 어떤 모습으로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것에 대한 하나님의 용서와 함께 목회기간 중 어떤 이유로든 상처 받은 교인들 모두에게 구하는 내용이었다. 감사는 부족한 종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해준 교인들에게 전한 것이었고 축복은 훗날 천국에서 기쁨으로 함께 만나길 소망하며 교회와 교인들을 향한 것이었다.
이 목사는 “9년 전 부임할 당시에는 지금보다 상황이 훨씬 좋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회복시켜 주셨다”며 “지금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에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의 어려움도 능히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예배가 시작되기 직전 일부 반대파들의 저지로 작별인사도 못한 채 예배당 밖으로 나가려 했으나 주위의 만류로 예배가 끝날 때까지 결국 자리를 지켰다. 또한 당초 사임을 반대하는 지지파들의 반발이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비교적 침착한 분위기 속에서 교인들은 석별의 정을 나눴다.
4분 남짓한 이 목사의 고별사가 이어지는 동안 눈물을 훔치는 교인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예배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이 목사 부부와 차례로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감사와 축복의 인사를 눈물로 전하는 교인들이 끊임없이 줄을 이었다.
이 목사는 이후 별도로 본보와 가진 대화에서 “교인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 하려고 모든 짐을 지고 사임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교회를 위한 길이라고 믿고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작별인사가 바로 자신의 ‘공식 사임 발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사임이 공식화되기도 전에 나온 일부 언론의 성급한 보도에는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일부에서 제기한 개척교회 설립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자녀들이 아직 어려 사임 후에도 뉴욕에 남을 계획이라는 이 목사는 “이미 주홍글씨가 새겨져서 다른 곳에 청빙갈 수도 없다. 물론 기도하고 결정해야 할 일이지만 나는 하나님의 종인데 목회를 안할 수도 없다”고 밝혀 개척교회 설립 가능성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이제 교회는 당회의 절차를 거쳐 이 목사의 사임이 공식화된 후로는 그간 찬반으로 갈라져 갈등하던 교인들을 하나로 묶는 ‘화합’의 대숙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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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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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종인데...굉장히 높은 종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