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생각 없어…“45살까지 던진다는 엄마와 약속 이룰 것”
▶ 17년 간격 두고 클레이-코디 벨린저 부자 상대하는 진기록

만 44세의 ML 최고령 선수 바톨로 콜론은 20년째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24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LA 다저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기는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의 후반기 첫 등판으로 한인 팬들의 관심을 끈 경기였다. 지난달 28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투구도중 타구에 왼발을 맞고 타박상을 입어 DL에 올랐던 류현진은 26일 만에 등판한 이날 경기에서 5이닝동안 5안타 3볼넷으로 2실점하고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고 다저스는 3-4로 끌려가던 8회말에 터진 수퍼루키 코디 벨린저의 시즌 28호 역전 3점홈런에 힘입어 6-4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이날 초반엔 예리하고 뛰어난 구위로 기대를 모았지만 4회 2사 이후 갑자기 제구력이 난조를 보이면서 구위가 상당히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또 투구 수가 79개에 불과한 상태에서 5회말 대타와 교체된 것 역시 본인이나 한인 팬들에겐 뒷맛이 씁쓸했던 대목이었다.
이날 한인 팬들의 시선은 류현진에 집중됐지만 사실 전체적으로 이날 두 명의 선발 투수 중 더 관심을 받은 선수는 트윈스 선발투수 바톨로 콜론이었다. 현재 만 44세로 현역 메이저리거 가운데 최고령인 콜론은 이날 4회까지 다저스 타선을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눈부신 역투를 보였다. 비록 2-0으로 앞서가던 5회말 야스마니 그란달과 작 피더슨에 백투백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한 뒤 야시엘 푸이그의 3루타에 이어 크리스 테일러에 역전 적시타까지 맞는 등 5회 한 이닝에만 5안타로 3실점하고 물러났으나 콜론은 만 44세의 나이에도 아직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콜론은 지난 199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니 올해로 메이저리그에서 20년을 맞았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시간을 빅리그에서 활약한 그는 이날 경기에서 또 하나의 기억할만한 부산물 기록을 추가했다. 바로 아버지에 이어 아들까지 2대에 걸친 타자들을 상대한 기록이다.
이날 콜론은 아들 뻘인 다저스의 22세 루키 4번타자 코디 벨린저를 맞아 2회 레프트 플라이, 4회엔 라이트 플라이 등 두 차례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그런데 콜론은 실제로 17년전 코디의 아버지인 클레이 벨린저와도 맞대결한 경험이 있다. 콜론은 지난 2000년 9월18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8회까지 노히터를 이어간 끝에 눈부신 1안타 13탈삼진 완봉승을 거둔 바 있는데 그날 양키스 라인업에 코디의 아버지 클레이 벨린저도 포함돼 있었고 그는 그날 콜론을 상대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7년 세월을 사이에 두고 부자가 콜론을 상대로 나란히 2타수 무안타씩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코디는 8회말 역전 결승 3점포를 터뜨려 비록 아버지의 개인적인 빚을 갚지는 못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며 웃을 수 있었다.
사실 콜론이 2대에 걸쳐 부자를 상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세실 필더와 프린스 필더 부자와 에릭 영 시니어와 에릭 영 주니어 부자가 콜론을 상대로 메이저리그에서 대결을 펼친 바 있으니 벨린저 부자는 콜론에게 3번째 부자타자 콤비인 셈이다. 콜론은 또 이날 양팀 감독인 폴 몰리터(60, 트윈스), 데이브 로버츠(45, 다저스)와도 여러 차례 대결한 바 있는데 특히 로버츠 감독은 콜론보다 겨우 한 살 위로 동년배나 마찬가지다.
콜론은 올 시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13경기에 나서 2승8패, 평균자책점 8.14로 부진한 뒤 방출됐고 이후 트윈스와 계약해 두 경기에 나서며 1패, 평균자책점 7.00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고전에도 불구, 은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난 엄마에게 45살이 될 때까지 던지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내년이 그 해가 될 수 있다. 엄마를 위해 그 약속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콜론의 투구를 보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약속이다.
한편 이날의 히어로 벨린저의 경이적인 루키 시즌도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벨린저는 이날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첫 81경기에서 28홈런을 때려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162경기 시즌으로 환산하면 56홈런을 때리는 어마어마한 페이스다. 밸린저의 놀라운 ‘수퍼’ 루키 시즌은 올해 최고의 해를 맞고 있는 다저스 팬들에게 또 다른 큰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3회말 류현진의 희생번트 타구를 잡아 태그아웃을 시키고 있는 바톨로 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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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말 역전 스리런홈런을 때린 코디 벨린저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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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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