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에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온 한인 이민 1세들. 이들은 언어 소통의 어려움과 낯선 문화에 굴하지 않고 경제적 부를 축적하면서 오늘날 한인 경제의 주축이 됐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 태어난 이민 1.5세들은 부모들이 이룬 경제 성장과 인터넷 발달로 기성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로 무장해 살고 있지만 이제 막 경제활동에 뛰어들면서 현실이 척박하다는 것을 몸소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한인 이민 1세대와 1.5세대들은 세대차이 만큼이나 관심사도 서로 다르다. 이에 본보에서는 세대별 관심사를 정리해 보았다.
한인 이민 1세대, 건강과 노후대책이 최대 관심사
70년대에 20대 후반의 청년으로 이민을 온 한인 김진경(가명)씨는 이제 6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급격히 건강이 악화됐다.
청년시절 운동으로 다진 몸이고 평소 술, 담배를 하지 않아 건강에 자신이 있었지만 최근 1년 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얼마 전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총콜레스트롤이 500 가까이 나와 큰 충격을 받았다.
김 씨는 “평소에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어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검사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의사 처방으로 약을 먹으며 그동안 하지 않았던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김 씨는 만나는 사람마다 건강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식사 약속이 있으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이야기한 후 가급적이면 건강식을 하면서 건강이 악화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노후대책도 한인 이민 1세대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올 해 58세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성필 씨는 20년 가까이 한 비즈니스 경기가 예전 같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씨는 “그동안에는 사업체가 그럭저럭 돌아가면서 가족을 부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수년전부터 자금 사정이 힘들어 지면서 아내에게 생활비를 제대로 갖다 주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노후 대책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이 씨는 “젊었을 때는 노후 대책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가 막상 나이가 차면서 노후 대책을 세우려고 하니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인 1.5세대들은 가장 큰 관심은 취업과 재테크
기성세대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개성이 강하고 진취적이며 정보과학기술 발달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면서 어른들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첨단기술발달로 인해 취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물가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이민 1세대인 부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와 기대로 인해 소위 명문대학을 나왔지만 첨단기기로 무장한 현대 사회는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직장 대부분을 앗아가고 있다.
지난해 UC 샌디에고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슬기 양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았지만 그 때마다 실패를 맛봤다”며 “지금은 취업이 수월하다는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도 1.5세대들의 주 관심사다. 지난 2016년 국립재정교육자협회에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51.4%가 어떻게 자신의 돈을 관리하느냐 하는 점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메스 뮤추얼 샌디에고 지점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박정훈 씨에 의하면 “재정분야에 취업을 원하는 한인 1.5세가 꽤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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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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