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아킬레스건인 6,000억달러 규모 지적재산권 침해 조사 명령
▶ 북핵해법 중국역할 미흡하자 채찍…‘무역전쟁 서막’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백악관에서 각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의 지재권침해 조사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AP]
북한 해법을 고민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을 염두에 둔 다목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름 휴가 중 백악관에 일시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강제적인 기술이전 요구 등 부당한 무역관행을 조사토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북한의 최대 후원국인 중국이 핵과 미사일 도발 등 북한 문제의 해결에서 좀처럼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기어이 ‘채찍’을 집어 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후 기자들에게 “USTR에 중국의 지재권 절취행위 조사를 지시했다. 이는 큰 발걸음이지만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글로벌 무역체제에 의해 잊힌 미국인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USTR이 지재권 침해조사에 착수하면 그 결과에 따라 중국에 직접적인 타격이 가는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
미 기업 특허를 포함한 영업기밀 절도와 불법 복제 등에 대한 전방위 조사는 물론 중국 정부의 막후지원 여부 등을 파악해 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에 따라 보복관세를 매기는 등 대통령 단독의 통상 보복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즉시 실시되는 이 조사에는 보통 1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미국은 중국이 수출하는 각종 위조상품과 불법 복제품 등으로 인한 지재권 침해규모가 한해 6,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더욱이 미 당국은 지재권 침해조사 외에도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이 안보에 미치는 여파와 대중 무역적자 등에 대한 별도의 조사도 진행 중이어서 중국에 대한 경제압박은 가히 전방위적이다.
미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중국이 크게 반발하면서 지구촌 ‘빅 2’ 사이에 ‘무역전쟁’이 촉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중문·영문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글로벌 타임스는 14일 사평에서 미국이 301조 적용 등으로 무역전쟁을 일으킨다면 미국 역시 무역보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특히 환구시보는 “트럼프 정부가 슈퍼 301조 적용을 고집한다면, 중국도 이에 대응해 무역보복 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행정명령 서명이 단순한 대중 경제압박이 아니라 중국이 주도적으로 북한 해법을 마련하라는 강력한 주문이기 때문에 당장 ‘무역전쟁의 서막’이라기 보다는 당분간은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잇단 시험발사와 핵탄두 소형화 성공, ‘괌 포위사격’ 위협 등에 맞서 ‘화염과 분노’ 등 군사옵션으로 경고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전략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 도발 억제를 놓고 전화통화를 했지만, 의견이 엇갈린 뒤 이 서명이 전격 이뤄진 것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2일 “미국의 중국 지적재산권 침해조사 개시는 미·중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강경파의 요구에는 못 미치지만 북한 압박에서 중국의 협조가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 새로운 곤봉 하나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미국의 압박에 맞춰 중국은 14일 지난 5일 통과된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의 이행에 들어갔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 2371호와 대외무역법에 근거해 15일부터 북한산 제품의 3분의 2에 대한 전격적 수입금지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우리도 할 일은 한다”는 메시지라고 미 언론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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