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전서 서두르다 90분 허비한 신태용호
▶ 뚜렷한 공격루트 없이 마음만 급했던 졸전

장현수가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와 공중볼 경합을 하고 있다.
사령탑 교체의 충격요법도 약효가 전혀 없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6만여명의 팬들은 신태용호의 화끈한 공격축구와 시원한 골 세리머니를 90분 동안 기다렸지만 끝내는 ‘슈틸리케호와 달라진 게 없다’ 탄식만 내뱉었다. 심지어는 이란이 후반 대부분을 10명으로 뛰었음에도 전혀 수적 우위의 효과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후반 7분 이란의 사에이드 에자톨라히가 레드카드로 퇴장당해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4분을 합쳐 42분 동안 수적 우위에서 공격했지만 고질적인 마무리 패스의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끝내 이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빨라지기만 했지만 정교함은 없었다. 이날 첫 선을 보인 신태용호의 특징은 스피드였다. 슈틸리케호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지루한 축구가 이어졌다면 신태용호는 선수들의 스피드를 살려 상대의 수비를 허물려고 노렸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스피드는 좋아졌지만 결국 서두르다 끝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슈틸리케호와 달리 스피드가 빨라졌지만 결국 서두르다 끝났다”라고 분석했다.
이날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섀도 스트라이커를 맡은 권창훈(디종)은 경기 초반부터 왕성한 활동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최종예선 8경기 연속 무실점에 빛나는 이란의 철벽 수비를 뚫으려고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좌우 날개로 나선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전북)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좌우 풀백인 김진수와 최철순(이상 전북) 역시 오버래핑이 제대로 되지 못해 경기 내내 위협적인 크로스를 하나도 올리지 못했다.
측면 크로스의 부재 속에 사실상 공격 조율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맡았지만 기성용(스완지시티) 만큼 전방에 정교한 패스를 뿌려주지 못했다. 결국 이란을 상대로 도대체 무슨 공격전술을 들고 나왔는지조차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 정도로 눈에 띄는 공격루트가 없었다.
최전방에 ‘스몰-스몰 조합’을 후반 27분까지 지속한 것도 아쉽다. 황희찬과 권창훈의 키는 각각 177㎝와 174㎝였다. 반면 이란의 포백라인의 평균 신장은 183㎝였다. 신장에서 열세가 생기다 보니 전방으로 투입되는 고공 패스는 번번이 이란 수비수들의 머리에 막혔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27분에야 이재성 대신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을 투입했지만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결국 신태용호는 슈틸리케호와 마찬가지로 이란을 상대로 ‘유효슈팅 제로’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상 우리 대표팀이 다 모여 훈련한 시간은 하루밖에 되지 않아 손발을 맞추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경기장 잔디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이란 선수들은 잔디가 밀리더라도 치고 나가는 힘이 있어 잔디의 어려움을 이겨낸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중심이 밀려 넘어져 원하는 플레이가 쉽지 않았다”고 아쉬웠던 경기력 이유를 설명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축구 10+1 명이 하는거라 박지성 하나 가지곤 어림도 없슴다.
박지성 같은 선수를 발굴해야하는데...가능할까요...
배부른 고양이 쥐 잡는것 보았어요?. 열심히 뛰다 다치면 누구 손해인데요?.
슈틸리케가 문제가 아니었네.. 선수들이 아주..
감독이 축구 하는거 아니랬잖아. 선수들 재주가 그것 밖에 안 되는데 어떤 감독을 앉혀도 결과는 마찬가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