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국 정치 철학자
지난 200년 동안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은 생활수준의 급속한 향상을 주도했다. 통신과 운송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이동성의 편리함은 국경 없는 세계를 창조해 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세계화 모습은 부를 소수에 집중시키고, 값싼 노동력과 천연자원을 착취하는 부정적인 면이 훨씬 더 부각되어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패권국의 우월적인 시장의 힘과 강압적인 게임규칙의 패러다임이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되어 매우 불평등한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세계화가 대세이니 문호를 개방할 수밖에 없다는 숙명적인 태도는 옳은 판단이 아니다.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문호 개방은 혜택보다는 불이익이 훨씬 더 크다.
현재의 무역 자유화는 서로의 공생이 아닌 선진국의 이익을 위한 일방적 자유화이다. 엄청난 무역 교역량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들의 형편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아무런 규제가 없는 세계화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세계화는 각 나라의 경제가 긴밀한 통합을 이루는 상태를 뜻한다. 세계화가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게임의 규칙을 바꾸어야 한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통상무역 규칙이 구축되어야 한다. 기울어진 규칙은 무역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불평등의 확대를 촉진한다. 시장이 시장답게, 독점을 막고 경쟁을 강화하고, 착취를 줄이고, 시장의 과도한 방종과 탐욕을 규제로 강화할 때 비로소 공정한 세계화라 말할 수 있다.
사실, 자유무역 아래 성장과 발전은 엄청나게 증가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빈곤이 증가했다. 소득 불균형 지표를 보면, 약 30억 명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며, 80%가 하루에 10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다. 부의 불균형을 보면 세계 상위 0.1% 450만 명이 세계 부의 20%를, 상위 1% 4,500만 명이 세계 부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평균 성인 1인당 자산은 7만 달러인데 상위 1%는 350만 달러, 상위 0.1%는 11억 7천만 달러이다.
세계는 심각한 불평등 때문에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질병과 전염병은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계속 황폐화 시키고 있다. 세계인구 75억명 중에서 영양실조가 7억3,000만명 (과체중이 1억6,000만명, 비만이 6억8,000만명) 이다. 굶주림으로 매일 1만6,000명이, 한해 전염병으로 770만명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26억 명이 기본적인 위생시설 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한해 물 질병으로 5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자유시장 출현이 많은 사람들을 굶주림과 가난으로부터 해방시켰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지표는 불평등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 제대로 작동시킨다면 기아와 질병, 빈곤의 고통으로 부터 인류의 대부분은 해방될 수 있다.
세계화가 전 세계에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창출하는 것이라면 상호 의존적으로 가야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인류학자 자레드 다이아몬드는 세계화의 명암에 이렇게 충고하고 있다. “협력은 종종 경쟁과 마찬가지로 생존의 메커니즘이기도 하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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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정치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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