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제일 싫어했던 것이 달리기였다. 대학 1학년 때, 학내 마라톤 대회에서는 결승점은 물론이려니와 반환점도 제일 늦게 도착한 덕분에 대학신문 기자로부터 반환점 도는 포즈를 취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선두그룹이 반환점을 돌 때는 너무 붐벼서 사진을 못 찍었단다.
군 입대 후에도 구보 중에는 낙오하기 일쑤였다. 동료가 총을 대신 들어주고 했어도 고문관 신세였다. 매일 낙오를 하다 보니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처럼 끝까지 구보를 하고 싶었다.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그날 기적 같은 일이 생겼다. 낙오하지 않고 완주를 했었다. 그 후론 낙오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마음은 몸을 지배한다. 처음부터 마음이 안된다고 하면, 이미 결정이 되었기 때문에 될 수가 없다. 그러나 마음이 된다고 결정하면 방법이 생기고 이루게 된다. 늦게나마 이것을 깨우친 덕분에 지나간 인생에서 낙오하지 않고 오늘까지 이르게 되었다.
요즘 물질이 풍요롭다보니, 육신은 게을러지고 편한 것만 찾으려한다. 그래서 병역 면탈 행위도 지능화 되어 간다고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손가락을 절단해서라도 징집을 피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양심적 병역 거부가 정당하다고 인정받는다면, 이 양심이 자손 대대로 대물림되지 않겠는가?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국토도 지킬 땅이 있을 때 지켜야한다. 이 땅을 잃으면 우리 민족은 설 땅이 없게 된다. 일제 때 36년간 우리 민족은 설 땅을 잃고 타국을 방황했던 뼈저린 경험이 있다. 인생의 선배들이 내가 설 땅을 지켰었고, 나는 후배들이 설 땅을 지켰었다.
지난 3월, 코스타리카 단기선교에 참가한 80대의 장로님 한분이 있다. 그분은 연로한 육신이라도 조국을 위해 바치겠으니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달라고 국방장관에게 개인 서신을 보내셨단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조국이 있음을 감사해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난민이 된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들의 욕심으로 빚어진 이 전쟁은 인류가 멸망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 날까지는, 설 땅을 지켜야 한다. 한번 설 땅을 잃으면, 누울 자리는 고사하고 설 자리도 없어진다.
군 복무 때 ‘군인이 사람인가?”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미국에선 비행기 좌석 문제로 사병이 앉을 자리가 없게 되자, 자신의 일등석도 기꺼이 내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조국에선 군 미필의 국회의원, 고위 관리들이 “군대 가면 바보”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주위를 돌아본다. 어떤 이유로든 병역 미필한 사람들은 인생에서 그렇게 성공한 것 같아보이질 않는다.
10월1일 국군의 날이 다가온다. 내가 고국이라고 부를 수 있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군에 감사한다. 내 민족이 설 그 땅을 지키는 국군 말이다. 내게 “하면 된다”를 가르쳐 줘 인생에서 낙오하지 않게 해준 바로 그 국군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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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손 /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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