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시간예술이라고 한다. 무슨 뜻일까? 음악은 시간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시간의 제약을 받거나, 혹은 반대로 시간을 초월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음악과 시간은 매우 닮았다. 시간을 알면, 음악을 이해할 수 있다. 시간은 반드시 끝이 있고 다시는 잡을 수 없다. 그렇다 음악도 시작하면 반드시 끝난다. 하지만 다시 들을 수는 있다. 그래서 음악이 생긴 것이다.
시간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시간이란 지구가 해를 한 바퀴 돌아 처음 시작한 장소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그것을 일 년이라 하고 12로 나눠서 달, 이런 식으로 나눠서 날, 시간, 분, 초가 되는 것이다-처음으로만 돌아올까? 그 안에서 똑 같은 것을 반복하며 돌아온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다시 아침 이렇게 말이다.
시간은 시작하면 반드시 끝나고, 처음 시작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고, 또 같은 것을 계속 반복한다. 음악도 시작하면 반드시 끝나고 시작한 곳으로 반드시 돌아온다. Do에서 시작하면 Do에서 끝난다―으뜸화음(I도 화음)에서 시작해서 정확히 다시 으뜸화음으로 끝난다―그리고 계속 반복한다. 우선 악보에서 맨 처음 등장하는 박자를 보면, 4/4는 강-약-중강-약, 이 패턴이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한다. 3/4은 강-약-약이 반복하고 있다. 6/8은 강-약-약-중강-약-약 계속 같은 강세가 반복한다.
좀 더 복잡한 것을 보면 우리가 아는 음악의 3요소 멜로디, 리듬, 하모니가 정확하게 계속 반복한다. 혹자중에는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는다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작곡자가 그렇게 들리거나 보이지 않게 살짝 바꿔 놓았을 따름이다. 우리는 그것을 쉽게 못 찾아내는 것뿐이다.
이렇게 작은 요소들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모양도 크게 반복한다. 이런 반복하는 방법을 우리는 Musical Form이라고 부른다. 음악사에 존재하는 모든 Form은 어떻게 반복 하냐를 공식으로 만든 것이다. 작곡자들은 이 Form을 사용해서 곡을 쓴다.
Ritornello form(뜻이 영어로 Return이다. 즉 돌아오는 form이라는 것이다), A-B-A form, Sonata allegro form, Fuga, Baroque Variation form 등등. 이들 모두 다 반복하고 돌아오는 공식이다.
이처럼 음악과 시간은 같은 것을 반복하면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와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을 시간예술이라고 한다.
어떤 작곡자가 있어서, 반복하지 않는 음악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박자가 계속 바뀌게 했다고 치자. 이렇게 말이다. 4/4-3/4-6/8-3/8. 멜로디도 한번 쓴 멜로디는 다시 쓰지 않고 계속 새로운 멜로디를 썼다고 하자. 그리고 화성도 반복하지 않고 불규칙적으로 썼다하자. 이런 곡이 절대 좋은 음악일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음악도 역시 반복이다. 왜냐하면, 음악적인 소리자체가 반복이기 때문이다.
소리에는 음악적인 소리와 비음악적인 소리가 있다. 우리는 비음악적인 소리를 소음이라고 한다. 두 소리를 비교해 보면 음악적인 소리의 주파수(파장)는 규칙적인 반복이다. 소음은 그 주파수가 불규칙적이라 반복이 아니다. 이것이 소음과 음악적인 소리의 다른 점이다. 그러니 억지로 피해가도 음악은 또 반복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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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석/음악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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