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월 집계…’범죄도시’ ‘청년경찰’ 등 중급 영화는 예상밖 흥행

‘범죄도시’ ‘청년경찰’ [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대마불사(大馬不死). '큰 말은 죽지 않는다'는 법칙은 올해 한국 영화계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흥행은 떼놓은 당상으로 여겨졌던 대작 영화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올해 한국영화 관객은 작년보다 1천만명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의외의 흥행대박을 터뜨린 다크호스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국영화 시장을 떠받혔다.
9일(한국시간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8천881만1천91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천884만4천969명보다 1천3만3천52명이 감소한 수치다.
반면, 외국영화 관객 수는 9천402만4천200명으로 작년보다 868만6천996명 늘었다.
이에 따라 한국영화 점유율(48.7%)은 절반을 넘기지 못했다.
한국영화는 1천200만명을 불러모은 '택시운전사'를 비롯해 '공조' '군함도' '범죄도시' '청년경찰' '더 킹' '프리즌' '살인자의 기억법' '보안관' '조작된 도시' 등 10편이 흥행 순위 20위권에 들었다. 그러나 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들의 흥행 타율이 떨어지면서 전체 관객은 줄었다.
총제작비 260억원이 투입된 '군함도'는 1천만명 동원이 예상됐으나 659만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100억원이 들어간 '조작된 도시'도 손익분기점인 300만명을 밑돌았다. 115억원을 쏟아부은 '리얼'은 47만명, 110억원이 들어간 '대립군'은 84만명을 동원했다. 총 제작비가 150억원이 넘는 '남한산성'은 작품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각각 90억원을 들인 '임금님의 사건수첩'(163만명)과 '특별시민'(136만명) 도 흥행에서 쓴맛을 봤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대작 영화들이 잘 되면, 1년에 한두 번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극장을 한 번 더 찾게 된다"면서 "그러나 올해 대작들은 기대보다 흥행이 저조해 전체적인 한국영화 시장 규모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아이 캔 스피크’ [리틀빅픽쳐스 제공]
중소 규모의 영화들 중에는 선전한 작품들이 제법 있었다. '청년경찰'과 '범죄도시'는 여름과 추석 시즌에 각각 개봉해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흥행 홈런을 쳤다. '청년경찰'은 565만명, '범죄도시'는 644만명을 기록 중이다. 두 작품은 각각 70억원이 투입됐다. 제작비 40억∼60억원 규모인 '박열'(236만명)과 '살인자의 기억법'(260만명) ,'아이 캔 스피크' (327만명) 그리고 75억원이 들어간 '보안관'(258만명) 등도 흥행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대부분 웃음 코드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올해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가 많았던데다, 사회가 어수선하면서 무거운 영화보다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들이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범죄도시' '박열' 등의 흥행에서 보듯 신선한 캐릭터가 들어있고, 각본이 탄탄하면 소박한 캐스팅으로도 관객들이 호응한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고예산 영화들도 과거 인기를 얻었던 장르와 스타 및 멀티캐스팅에 안일하게 기대거나, 유사한 소재를 우려먹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열’ [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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