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직장인 도시 선호에, 사무실들 도심으로 이전
▶ 교외의 사무실·공장단지, 경기장·상가·콘도 재개발
과거 콜게이트 오피스 단지와 생산 공장이 들어서 있던 부지. 콜 게이트가 액체 손비누, 목욕 비누 등을 제조했던 뉴저지의 이 부지는 서민 주택과 상가가 들어서는 주상복합 타운 센터로 개발되고 있다.
콜게이트 부지를 새로운 용도로 개발 중인 JMF 프로포티스의 조셉 포지온 대표. 젊은 직장인들의 취향에 따라 기업들이 도심으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교외 지역 오피스 부지들이 재개발 되고 있다.
과거에는 교외에 널찍하게 자리 잡은 대기업 단지에서 일하는 것이 직장인들의 자랑이었다. 밀레니얼 세대가 취업현장에 들어서고 시대가 바뀌면서 근무 환경에 대한 취향도 바뀌었다. 젊은 직장인들은 한갓진 교외가 아니라 도시 한가운데, 걸어서 버스 타고, 식당이나 상가가 가까운 번화한 지역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이런 추세에 따라 교외의 넓은 오피스/공장 단지들은 전혀 다른 용도로 개발되고 있다.
미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 교외에 자리잡은 대기업 오피스/공장 단지들은 지금 높은 공실률로 고전하고 있다. 이들 오피스 단지들은 지금 실내 스포츠 돔이나 고급 타운하우스, 소매 상가나 녹지 공간으로 재단장 되고 있다.
이들 단지는 “오피스로는 한물 간 모델”이라고 매릴랜드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EYA의 로버트 영진톱은 말한다. EYA는 매릴랜드, 베데스다 교외의 오피스 단지에서 최고 100만달러에 달하는 고급 타운하우스를 건축 중이다.
록 스프링 팍이라 불리는 그 오피스 단지는 캐피털 벨트웨이와 인터스테이트 270 교차점에 위치해 있고, 록히드 마틴과 매리엇 인터네셔널이 현재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매리엇은 수년 내에 베데스타 다운타운으로 이주할 계획이다. 3,500명 직원들이 한적한 교외보다는 식당, 상점 그리고 대중교통이 가까이 있는 도시적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오피스 구성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걸어서 여러 매장들을 갈 수 있는 지역을 선호하는 세상”이라고 영진톱은 말한다. 그러니 직원들을 적극 모집하고, 매력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려면 도심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교외에 자리잡은 자동차 중심의 오피스 단지들 대부분은 오늘날 직장인들의 이런 필요를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EYA와 여러 다른 개발업체들이 이들 산업단지에 대한 새로운 용도를 구상하게 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교외의 공업단지들은 보통 주요 고속도로 교차지점 가까이에 위치해 있고, 식당이나 상가들에서는 멀리 떨어진 것이 특징으로 도무지 활기가 없는 공간이다.
오피스 단지의 새로운 용도를 연구해온 어번 랜드 인스티튜트에 의하면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지역에서 교외에 위치한 사무실 단지의 16% 정도는 건물이 너무 구식이거나 근처에 식당이나 상가 같은 시설이 없어서 쇠퇴 일로에 있다.
예를 들어 매릴랜드의 몽고메리 카운티 교외에 있는 록 스프링 팍 단지의 공실률은 21%가 넘는다. 베데스다와 실버 스프링 등 도심지역이 포함된 몽고메리 카운티 전체의 사무실 공실률은 14% 정도라고 어번 랜드 인스티튜트는 밝힌다. 한편 록 스프링 오피스 단지가 있는 지역은 인근에 최고 수준 공립학교들이 있고, 메트로 시스템과는 멀어도 교통의 요충지여서 다른 용도로는 탐나는 지역이다.
인디애나폴리스의 콜리어스 인터네셔널의 리치 포스런드 수석 부사장은 오피스 단지들을 현대화하거나 용도를 변경하면 대개 성공을 거둔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구역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예를 들어 인디애나폴리스 일대의 오피스 단지들 중에는 오피스 건물로 그대로 쓰면서 외양을 바꾸어 성공을 하는 케이스들이 있다. 중앙에 옥외 식사가 가능한 녹색 구역을 만들거나, 실내에 특별한 공간을 새로 만들어 부처 간 협업을 장려하는 등이다.
오피스 공장 단지를 새롭게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는 뉴욕의 이스트 피시킬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IBM이 수십년간 수천명을 고용했던 곳이다. 하지만 IBM은 지난 수년 동안 작업을 통합 하고 정리해왔다.
각기 700에이커씩 두개의 단지로 구성된 IBM 캠퍼스 중 하나는 실내 스포츠 돔으로 바뀔 전망이다. 건축을 맡고 있는 에어 스트럭처스 아메리칸 테크놀로지스의 댄 프라이올리 사장에 의하면 이는 북 미주에서 가장 큰 실내 운동장 중 하나가 되어 내년에 개장될 예정이다.
세 아들의 아버지로서 야구 경기장에서 여러 해를 보냈던 그는 청소년 스포츠가 폭발적으로 크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미국의 북동부에서는 기후 조건이 좋지 않아서 이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치기가 어렵다고 그는 지적한다. 남부에 사는 청소년들에 비해 북부의 청소년들은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하는 데 불리하다는 것이다. 겨울의 악천후에는 연습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IBM 부지에 30 에이커의 실내 스포츠 돔이 만들어지면 바깥 기후와 상관없이 일년 사시사철 야구, 하키, 라크로스, 축구 등의 경기를 할 수 있게 된다고 그는 말한다.
실내 스포츠 시설은 추운 날씨 때문에 그리고 공공 경기장이 부족해서 제약을 받았던 고교 운동 팀이나 성인 리그 등에게 큰 혜택을 줄 것이 분명하다.
오피스 공장 단지들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뉴저지에서 콜 게이트가 액체 손비누, 목욕 비누 등을 제조했던 공장 및 오피스 부지는 서민 주택과 상가가 들어서는 주상복합 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애리조나, 템파의 모토롤라 공장 및 오피스 단지는 다양한 상점, 식당, 호텔, 체력단련장 등이 들어서는 복합 단지로 개발이 되고 있다.
한편 실리콘 밸리의 하이텍 단지들은 좀 다른 방식으로 직원들의 필요를 만족시켜 주고 있다. 사무실이 시내로 나가는 대신 시설들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회사 캠퍼스 안에 식당, 체력단련장 등 시설을 마련하고 직원들의 출퇴근을 위해 교통편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오피스 공장 부지들은 젊은 직장인들이 도심에서 겪는 정말 짜증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주거비용 문제이다. 이들 부지 위에 새로운 유형의 주거시설을 건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과거 오피스 단지와 공장 지대였던 넓은 부지를 개발한다면 식당 등 소매상가가 가깝고 대중교통시설도 가까우며 학교도 좋은 지역에 적정한 가격의 주거시설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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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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