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항서의 베트남, 카타르 꺾고 AFC U-23 결승행
▶ 한국은 우즈베크에 1-4 완패… 연장에만 3골 내줘

베트남의 결승 진출이 확정된 후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박항서 감독. <연합>
‘박항서의 기적’은 계속된다.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전승행진을 이어가던 카타르를 꺾고 동남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냈다. 반면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게 연장전에서 내리 3골을 내주고 1-4로 패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베트남은 23일 새벽(LA시간)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와 대회 준결승에서 전·후반을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거듭 동점골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후 승부차기에서 거머쥔 극적인 승리였다.
3개월 전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 축구역사를 다시 쓰며 국가적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한국, 호주, 시리아 등 강호들과 죽음의 조에 묶여 전패 탈락이 예상됐으나 한국과의 1차전에서 1-2 역전패에도 불구, 호주를 꺾고 시리아와 비겨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하지만 박항서호의 기적 행진은 그때부터가 본격적인 출발이었다. 8강전에서 이 대회 초대 챔피언 이라크와 연장까지 120분에 걸친 혈전 끝에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승을 거두고 4강에 오른 데 이어 이날은 이번 대회 유일한 전승팀이던 카타르와 또 다시 120분 혈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두 번째 승부차기 승리로 결승 진출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특히 이날 베트남은 카타르에 두 차례 리드를 내준 뒤 동점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후반 42분 1-2로 끌려가는 골을 내준 뒤 바로 1분 만에 동점골을 뽑아내는 등 놀라운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박항서호의 기적 같은 행진에 베트남은 국가 전체가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인 상태다. 연일 날아온 승전보에 흥분한 베트남 팬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등 온 나라가 ‘박항서 열병’을 앓고 있다. 동남아시아 축구 역사상 ‘4강 신화’를 이룬데 이어 결승 진출까지 성공한 것은 베트남이 처음으로, 박 감독에게 ‘베트남의 거스 히딩크’, ‘영웅’, ‘마법사’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이미 8강과 4강 진출 때 축전을 보낸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결승 진출 후 직접 전화를 걸어 치하와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마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한국의 모습 그대로였다.
베트남은 오는 27일 우즈베키스탄과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우즈베키스탄은 이어 벌어진 두 번째 준결승에서 연장전에만 3골을 몰아쳐 한국을 4-1로 완파했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경기 내내 카타르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후반 장윤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해 수적 열세에 놓인 끝에 연장에서 완패,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리매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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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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