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8년 1월도 다 가고 2월이다. 지난해 성탄절은 나에게 의미 있는 날이었다. 이민 와 42회째 맞는 성탄절로 내 삶을 돌아보게 했다. 85세에 등단했고, 2년 후에는 ‘러빙하트 데이케어 센터’ 문예반 선생이 되었다. 공부가 좋아서 상록대학에서 10여년 간 학생으로 공부는 했으나, 남을 가르쳐 본 적은 없었다.
연로 하신 분들 중에 글 쓰는 것을 좋아 하는 분들이 계셔서 글쓰기와 읽기 등 노인들의 치매 예방에 좋다는 취지로 문예반이 처음 만들어졌다. 일주일에 1시간씩 좋은 글, 좋은 시도 낭독 하고, 건강식품, 시국 문제 등 많은 이야기도 하며 2년4개월을 보냈다.
지난 성탄절 파티에서 문예반 발표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의가 있어 몇 주일을 연습했다. 연세가 90세 이상인 분이 4명, 80대 이상인 분이 2명, 70대가 1명이었다. 90대 분들은 100세로 작고한 일본 시인 시바다 도요의 시 ‘약해지지 마’를, 다른 분은 ‘바람과 햇살과 나’를 낭독했다.
또 한분은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나머지 한 분은 자작 삼행시를 낭독했다. 늙으면 눈도 침침해지고, 소리도 안 나오는데 대중 앞에서 읽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80대 한 분은 미국 50개 주를 암송했고, 70대 한 분은 자작시 ‘행복한 주름’을 낭독했다.
다들 잘 하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도 흐뭇했다. 선생님들이 고생을 하면서도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는 심정을 알게 되었다. 이런 취미로 여생을 보내게 되니 너무 행복 하다.
늙었다고, 모든 것을 포기 하지 말고 여생을 멋지게 보내자. ‘쇠문을 여는 것은, 큰 힘이 아니라 작은 열쇠다’라는 영화 대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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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옥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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