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샐러리맨 신화에서 서울시장 거쳐 제17대 대통령까지
▶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검찰 수사 본격화…결국 구속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을 지낸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결국 구속됐다.
샐러리맨의 신화를 거쳐 대통령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결국 영어의 몸으로 정치 인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2일 110억원대 뇌물 수수와 34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13년 2월 퇴임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독한 가난 속에서 고려대 상대를 졸업했다. 대학교 3학년 때에는 상대 학생회장에 당선돼 6•3 사태의 주모자로 서대문형무소에서 6개월 동안 복역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에 입사해 2년도 되지 않아 대리로 승진했고, 29세 이사에 이어 35세에 현대건설의 사장이 되는 샐러리맨의 신화를 일찌감치 이뤄냈다. 이 전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것은 1992년 당시 신한국당 대표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국구 공천을 받으면서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1995년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다가 실패했지만, 이듬해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구에 출마해 이종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게 됐고, 이 와중에 의원직을 사퇴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이 전 대통령은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돼 대선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체계 개편, 서울숲과 서울광장 조성 등 각종 대형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고, 덕분에 "강한 추진력을 보였다"는 칭찬이 있었지만, 개발주의 행정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제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전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경제적 지평을 넓히는 데 주력했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했으며,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 등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친인척과 최측근 등이 줄줄이 구속됐고, 정부 출범 직후 쇠고기 파동은 이명박 정부에 직격탄을 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임기 중 22조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실제로 홍수가 줄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총체적 부실 사업이었고 환경 파괴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정치적인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현실 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뒀다.
이 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계가 집권 여당의 헤게모니를 쥐면서 19대•20대 총선에서 친이(친이명박)계 정치인들이 줄줄이 낙천하는 현실을 지켜봐야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물론이고 친인척까지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 전 대통령은 결국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MB구속 운명 가른 박범석 부장판사…"신중하고 법리 밝아"
행정처 심의관•대법원 재판연구관 등 지내…신연희 구속영장 발부하기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결정한 박범석(45•사법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전남 영암 출신의 박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군법무관을 마치고 서울지법, 서울지법 북부지원, 광주지법, 서울고법 등에서 근무했다.
법원 내에서는 기록을 꼼꼼히 검토하는 등 매사 신중한 판단을 내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료 법관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통한다.
사회적 관심을 끄는 영장전담 업무를 시작한 지난달 박 부장판사는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중요 사건 신고식'을 치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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