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의 자유 없는 일제 강점기에 작가들 고분분투
▶ 포토맥 포럼, 함태영 박사 초청 공개강좌

26일 저녁 조지 메이슨 공립도서관에서 열린 공개강좌에서 함태영 박사가 근대문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이인직의 ‘혈의 누’, 이광수의 ‘무정’ 등의 작품들은 지금의 현대문학이 있게 한 중요한 토대였습니다. 혈의 누는 고대소설과 현대소설의 다리를 잇는 작품으로, 이 작품이 없었다면 무정도 없었을 것입니다.”
26일 저녁 애난데일 소재 조지 메이슨 공립도서관에서 포토맥 포럼(회장 이영묵) 주최로 열린 공개강좌에서 함태영 박사는 ‘쓸 수 있었던 것과 쓸 수 없었던 것-한국 근대문학사를 보는 시각에 대하여’를 주제로 “일제시대 창작의 자유가 없는 상황에서 문인들이 쓸 수 있었던 것은 축소됐으며, 써야만 하는 것(천황 찬양, 전쟁 미화 등)은 확대됐다. 한국근대문학은 작가들의 어마어마한 고투의 산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박사는 “우리나라 근대문학은 1895년 갑오개혁부터 1948년까지로 보며, 격동의 시기에 시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몽의 한 수단으로부터 출발했다. 1945년 해방 이전에 나온 소설과 시가 이런 환경에서 나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혈의 누’(1906) 등이 실린 매일신보의 발행 목적과 총독부 기관지로의 변신, 관계 인물, 각종 지면의 변화 등도 분석하며 당시 일제가 검열한 ‘혈의 누’ 개작전·후를 비교 분석한 자료도 공개했다. 또 당시 제국신문, 매일신문, 황성신문 등의 신문과 문예지 ‘문장’ ‘백조’ 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함 박사는 “합방 후부터 3.1절 운동 전까지의 시기가 가장 엄혹했다. 혈의 누는 ‘모란봉’으로 개작되기도 했으며 주제는 친일, 문학사의 식민성을 보여주는 소설”이라 평가했다.
강연 후 특강을 주선한 최연홍 시인은 “일제시대 문인들이 검열 등을 피할 수 없는 불행한 시대를 살아왔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제는 친일, 부역 문제를 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DC에서 열린 미국 아시아학회 연례 학회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 중인 함 박사는 인천에 소재한 한국현대문학관 학예연구사로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연세대에 출강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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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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