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 목사의 서거 50주년을 맞아 미국 전역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뉴욕 퀸즈에서도 추모행사가 있었고, 그의 고향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는 1만명이 모여 행렬을 벌렸다.
킹 박사는 1968년 4월4일 괴한의 흉탄을 맞고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결코 흑인만을 위한 인권 운동가가 아니었다.
백인을 위시한 모든 인간의 권리와 복지를 위하여 싸웠다. 워싱턴 대행진(1963년) 때 그는 외쳤다. “우리는 형제이다. 백인의 인권과 흑인의 인권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어느 한 쪽도 혼자 걸어갈 수는 없다. 우리 흑인들이 자유를 갈망한다고 해서 증오의 잔으로 자유를 마실 수는 없다.”
킹 목사는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에서 말하였다. “폭력을 쓰지 않는 것만이 현대의 혼란 한 정치와 도덕에 대한 해결책이다. 압제와 폭력을 극복하기 위하여 또 다른 종류의 폭력을 써서는 안 된다. 비폭력은 아프고 괴로운 과정이지만 거기에만 속량(贖良 redeem)의 힘이 있다. 예수는 분명히 비폭력의 원칙을 제시하셨다.”
킹 목사의 위대함은 그가 꿈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불가능한 현실 속에서도 꿈을 가졌고, 부조리와 불의와 폭력의 난무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았다.
당시 ‘크리스천 센추리’ 지에 기고한 그의 글이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에 평안한 날을 별로 가져보지 못하였다. 앨러바마 교도소에 다섯 번 갇혔고, 내 집이 두 면 폭파당하였으며, 나와 내 가족을 죽이겠다는 위협 전화를 며칠에 한 번씩 받았다. 나는 칼에 찔려 죽을 고비를 넘겼다. 조용히 쉽게 살고 싶은 유혹을 날마다 받는데 그 게 안 된다.”
킹 목사는 간디의 영향을 받아 비폭력 무저항주의로 인권운동을 이어갔다. 그는 이런 말도 남겼다. “결국 우리 운동은 반대자들의 말을 통해서가 아니라 친구들의 침묵을 통하여 증언되리라.” 예수는 십자가 처형을 받을 대 내내 침묵하였는데, 때로는 침묵이 웅변보다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일본 가톨릭 순교사를 담은 엔도 슈사꾸의 소설 <침묵>은 말없이 죽어간 순교자들의 이야기인데 그들의 죽음 자체가 웅변이었던 것이다.
킹 박사의 명언 중에 이런 말도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고집스런 무지(Sincere ignorance)와 양심적인 우둔함(Conscientious stupidity)이다.” 자기의 무지를 모르고 잘 났다고 우기는 사람은 위험하다. 또한 스스로 양심적이라고 주장하나 자신의 우둔함을 모르는 사람도 매우 위험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도 “배운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을 한다던데 사실 그럴 수 있다. 속담에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말도 있는데 음미할 말이다.
역시 킹 목사가 남긴 명언이다. “믿음이란 계단의 첫 단을 밟는 것입니다. 계단 전체를 못 볼지언정 올라가려면 우선 첫 계단은 밟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각보다 행동을 중요시하는 킹 박사의 사상이 담긴 말이다.
“시간은 바른 일을 행하는 자에게는 언제나 옳습니다.” 불의를 행하는 자에게 시간(역사)은 편들어 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역사는 정의를 따르는 자의 편이라는 말이다.
또 다른 킹 목사의 명언: “어둠이 흑암을 추방하지 못한다. 오직 빛만이 흑암을 추방할 수 있다. 그와 같이 미움이 미움을 추방하지 못한다. 오직 사랑만이 미움을 추방할 수 있다.” 킹 목사는 예수의 사랑을 증언하고 실천하다가 죽은 사람이다. 단순하지만 그것만이 한 인간의 생애를 위대하게 만든다.
“미워하는 것은 너무나 무거운 짐이어서 나는 사랑만 짊어지고 가기로 했다.” 그것도 단순한 말이지만 실천은 매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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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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