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혈압약 베타 차단제, 위산역류 치료에 사용
▶ 양성자 펌프억제제 등, 200개 처방약에 부작용

흔히 처방되는 혹은 처방전 없이도 사먹을 수 있는 수많은 약이 부작용으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그림 Stuart Bradford]
일반적인 처방약이 우울증과 자살에 기여할 수 있을까?
새로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1이상이 우울증 부작용을 가진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그런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우울증을 앓는 비율이 더 높다.
많은 환자들이 우울증 부작용이 있는 약물을 한 가지 이상 복용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 우울증의 위험성은 이러한 약물을 추가로 복용할 때마다 증가했다.
약 200개의 처방약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그 목록에는 위산역류 치료에 사용되는 양성자 펌프억제제(P.P.I.s),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베타 차단제, 피임약과 응급 피임약, 가바펜틴 같은 항경련제, 프레드니손 같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심지어 이부프로펜 등이 포함돼있고, 이 약들 중 일부는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
베타 차단제와 인터페론 같은 일부 약물은 우울증의 부작용이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약이 목록에 올라있는지 이 연구의 저자들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시카고 일리노이 대학의 조교수이자 약사로 이번 연구를 이끈 디마 메이즌 콰토 박사는 “미국에서 우울증과 자살률이 날로 상승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렇게 많은 약들이 우울증과 자살 충동의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돼 놀랍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건강한 사람이 이 약들을 복용한 후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했지만 환자 반응에서 걱정스러운 패턴, 즉 이런 약들을 동시에 더 많이 복용할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2만6,000명 이상의 미국 성인들이 사용한 의약품을 분석하기 위해 전국을 대표하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인 국립건강 및 영양검사 조사(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를 사용했다. 그들은 우울증이나 자살 증상을 부작용으로 가진 200개 이상의 의약품 목록을 취합하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처방약의 부작용을 연구했다.
잠재적 부작용으로 우울증을 가진 의약품의 전반적인 사용은 2005-6년의 35%에서 2013-14년에 38.4%로 증가했다. 부작용을 가진 약물을 동시에 3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한 성인의 비율은 2005-6년의 6.9%에서 2013-14년 9.5%로 증가했다. 잠재적 부작용으로 자살 충동이 있는 약의 사용도 2005년 17.3%에서 2013-14년에 23.5%로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우울증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지만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 중 6.9%는 우울증을 앓았다. 이런 약을 동시에 3개 이상 복용한 환자의 우울증 비율은 15.3%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러한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의 우울증 비율은 4.7%였다.
이것은 빈곤, 혼인 여부, 실업 등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위험요인들과 만성통증 등 우울증과 연관된 특정한 의학적 상태를 조절한 것이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의 의약품 안전 및 효율 센터의 공동 디렉터 칼렙 알렉산더 박사는 “이 연구는 모든 약이 위험성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의 약은 드물지만 심각한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심지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베타 차단제나 양성자 펌프 억제제와 같은 약도 무신경하게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대학 메디컬센터의 심리학 교수이자 미국 심리학협회의 총무인 필립 R. 머스킨 박사는 의사들이 약을 처방할 때 이러한 부작용을 명심해야 하며 환자들에게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지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약물 사용의 증가와 우울증을 포함한 부작용이 있는 약물의 조합이 사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그는 “자살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이런 약물과 관계있는지는 모른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어떤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물론 그럴 수 있다는 것이 정직한 답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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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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