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히 맥메스의 삼촌이 2015년 SF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녀의 모습이 담긴 스크린 곁에 서 있다. 맥메스는 2013년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생명을 이어오다 지난 22일 뉴저지의 병원에서 숨졌다. [AP]
5년 전 뇌사 판정을 받았던 오클랜드 소녀가 지난 22일 끝내 뉴저지의 병원에서 사망했다.
자히 맥매스라는 이름의 소녀는 열 세살이던 지난 2013년 오클랜드의 UCSF 어린이병원에서 편도선 절제 수술을 받은 이후 심장마비를 겪었다.
이후 두 차례의 검사 결과 소녀의 상태는 뇌사로 판명됐고 병원 측에서는 생명 유지를 중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소녀의 부모는 이를 거부하고 상급법원까지 가는 소송 끝에 소녀를 뉴저지의 병원으로 옮겨 생명 유지를 이어갔다.
소녀의 어머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오클랜드의 집을 판 뒤 다른 자녀를 친척에게 맡기고 딸과 함께 뉴저지로 건너왔다.
그 후 수 년간 소녀는 산소호흡기와 영양공급에 의존하면서도 키가 자라는 등 생명을 이어왔다.
소녀의 어머니는 소녀를 씻기고 손톱을 다듬는 등 매일같이 간호하며 딸의 곁을 지켰다. 가족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소녀가 가족의 말을 듣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모습도 담겼다.
이 사건으로 학계에서는 뇌사 판정의 의학적 기준과 생명 연장에 대한 부모의 권리, 이에 대한 의료인의 책무 등에 대해 큰 논란이 일었다.
NYU 의대 생명윤리 교수 아서 캐플란 박사는 맥매스 사건이 “아주 희귀한 케이스”라면서도 “의학계에 이 사건이 가져온 영향이 앞으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히 맥매스 효과’로 명명된 일련의 현상으로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뇌사 판정을 받은 환자의 가족들이 생명 유지 결정을 내렸다.
이 와중 맥메스의 케이스 자체도 여러 차례의 검토를 거쳤다. 3건의 검사에서 맥메스가 뇌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결론이 내려진 반면 UCLA 명예교수 앨런 슈몬 박사는 맥매스의 영상 49건을 분석해 소녀가 뇌사 판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수 년간 생명을 이어오던 맥메스는 22일 장 수술을 받던 도중 내부 출혈로 끝내 숨졌다.
소녀의 가족은 UCSF 어린이병원에 대해 의료 책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맥메스가 뇌사가 아닌 살아있는 상태였는지에 대한 법원 심리가 내년 진행된다.
소녀의 어머니는 “편도선 수술을 받게 했던 것이 후회된다”면서 “뇌사와 관련된 법 규정이 개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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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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