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범죄조직을 소재로 한 '독전'에 이어 잔혹한 살해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마녀'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으면서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이하 영등위)의 등급 분류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마녀'는 총격전, 근접 살해, 시신유기 등을 모두 포함하고 주인공 '자윤'(김다미 분)이 피범벅이 된 채 적을 살해하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표현됐다.
영등위는 '육체 폭력, 시신유기, 총격전 등 살인과 살상의 폭력 장면들이 다소 자극적으로 묘사됐고, 인간의 뇌와 유전자를 조작하여 새로운 인간의 종을 만들어낸다는 설정 등 비윤리적인 유해성 등이 있으나,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주제와 표현의 수위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매겼다.
그러나 이런 결정에 고개를 갸웃하는 네티즌이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느낌이 청소년 관람 불가였는데 15세 관람가를 받았다'고 적었고, 다른 네티즌은 '15세 관람가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잔인하고 다소 징그러운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고 후기를 남겼다.
마녀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편집 과정에서 조금씩 수위 조절을 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15세에 맞춰 영화화한 건 아니었다"며 "15세 이상 관람가가 나온 것은 솔직히 의외였다"고 밝힌 바 있다.
마녀에 앞서 개봉한 '독전' 역시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독전'은 아시아 최대 마약조직의 보스 '이 선생'을 체포하기 위한 형사의 집념을 그린 영화인 만큼 마약 거래는 물론, 마약 제조부터 흡입 장면까지 등장한다.
총격전과 총기살해, 고문 장면이 포함됐고 팔이 잘리는 등의 신체훼손 장면도 등장한다.
노출 수위도 높은 편이다. 중국 마약상의 여자친구 역으로 등장하는 진서연의 상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간 영화계에서는 여성의 가슴 노출 여부가 '청소년 관람 불가'와 '15세 이상 관람가'를 가르는 잣대로 통용됐다.
영등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총격전, 총기살해, 고문 등 폭력묘사와 마약 불법 제조 및 불법거래 등 약물에 대한 내용도 빈번하지만 제한적으로 묘사돼 영화 전반 수위를 고려할 때 15세 이상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지만, '독전'의 등급 분류를 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불거졌다.
상당수 네티즌은 '독전'의 폭력성과 선정성을 고려할 때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나타냈고, 영등위 홈페이지에서 네티즌이 직접 영화등급을 정하는 '나의 영화등급' 코너에서도 '독전'은 '청불' 등급을 받았다.
공교롭게 '독전'은 4월 30일 자로 출범한 7기 영등위가 처음 등급 분류를 한 영화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영화계 일각에서는 7기 영등위가 폭력성에 관해서는 다소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전임 영등위원은 "'독전'의 등급을 놓고 논란이 있었는데도 '마녀'에 '15세 이상 관람가'를 준 것은 영등위가 나름대로 일관성을 지킨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등급 분류 기준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닌 만큼 급격한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한다는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등위는 '독전'과 '마녀'의 등급 분류 논란과 관련해 "최근 영화 등급분류 결과에 대한 관객의 다양한 의견은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 이 같은 다양성을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수용해 나가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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