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대기국(NOAA)은 해양과 대기의 상태를 연구하는 정부 기관이다. 국립 기상청이 그 산하에 있으며 대기와 바다 온도 측정이 주임무의 하나다. 138년 동안 이 일을 해온 NOAA에 따르면 그 동안 가장 더웠던 해는 2016년이며 그 다음이 2015년, 3위가 2017년이다.
2017년 지구 평균 온도는 화씨 58.5도로 20세기 평균인 57도보다 1.5도 높았다. 바닷물이 더워지는 엘니뇨 효과를 빼면 2017년이 가장 더웠다. 어쨌든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던 3년이 바로 지난 3년이었던 셈이다.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던 연도 6개가 모두 2010년 이후다.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2017년 남극 얼음은 가장 크기가 작았고 북극은 사상 두 번째로 작았다.
올해는 어떨까. 연말까지 가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로 보면 2017년과 2016년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특히 서울이 그렇다. 지난 21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은 37.9도, 22일은 38도를 기록했다. 1907년 근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4위와 3위 기록이다.
1위와 2위는 1994년 7월 24일(38.4도)와 23일(38.2도)이었다. 서울이 사실상 100년만의 최고 더위를 맞고 있는 셈이다. 한 아프리카 유학생은 아프리카도 이렇게 덥지는 않다고 혀를 내둘렀다. 아프리카도 에티오피아 등 동쪽은 고지대라 그리 덥지 않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남쪽은 온대에 가깝다. 북쪽은 사하라 사막이 있어 온도는 높지만 습도가 없어 해만 지면 서늘하다. 오직 적도 인근 서아프리카만 못 견디게 덥다.
서울의 더위가 살인적인 것은 습기 때문이다. 섭씨 38도면 화씨로 100도인데 LA도 100도까지 올라가는 날이 종종 있지만 그래도 견딜 만 하다. 밤이 되면 온도가 급속히 내려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 더위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밤이 되어도 전혀 시원하지 않다. 에어컨 없이는 한 시도 견디기 힘들다. 서울 38도의 위력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말해도 모른다. 달궈진 아스팔트의 열기로 도로가 솟아오르고 자동차 배기 개스와 에어컨 배기구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으로 숨이 막힌다.
이런 날이 하루라도 힘든데 벌써 1주일째 이어지며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제주도 서귀포를 제외한 전국에 폭염 경보가 내려져 있다. 어느 아파트에서는 어미 닭 체온과 비슷한 날이 계속되자 베란다에 내놓은 달걀에서 병아리가 나왔다. 보통 때 같으면 웃음이 나올 뉴스지만 사람들은 웃을 기력도 없다.
도대체 올 여름 한국은 왜 이다지도 더운 것인가. 전문가들은 올해 장마가 평년보다 10일 정도 일찍 끝난 데다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일찍 진입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올해 고온으로 햇볕을 반사시켜 주던 티벳 눈이 녹아 열기가 땅으로 흡수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티벳 지역에 고기압이 발생하게 됐고 이것이 북쪽의 찬 공기 유입을 막아 한반도 전역이 뜨거운 북태평양 기압권 영향 하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가만있기도 힘든데 유례없는 무더위 속에서 출퇴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죽을 맛이다. 8월 중순까지는 별다른 비 소식 없이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 하니 고난의 행군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죽어도 해야 할 일이 있는 상황이 아니면 8월 말까지 한국을 찾는 것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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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때문에 앞으로 우리 후손들은 살기가 팍팍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