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의 격려를 받는 플리트우드.[AP=연합뉴스]
골프 세계랭킹 11위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이키 제품 일색이다.
모자, 셔츠, 바지, 장갑, 신발 등에는 예외 없이 나이키 로고가 달렸다.
쓰고 있는 아이언도 나이키 제품이다. 4번 아이언은 나이키 VR 포지드, 5번부터 9번 아이언까지는 나이키 VR 프로 시리즈다.
흥미로운 건 이 아이언이 단종된 제품이라는 사실이다.
나이키는 작년부터 골프 클럽과 골프볼 제조를 그만뒀다.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시장에서 그다지 좋은 반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나이키 골프 클럽을 쓰던 선수들은 캘러웨이, 타이틀리스트, 테일러메이드, 핑 등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꿨다.
플리트우드도 드라이버는 타이틀리스트를 거쳐 테일러메이드로 바꿨고 웨지는 캘러웨이, 퍼터는 오디세이 제품으로 교체했지만 아이언은 그대로 나이키 제품을 고수했다.
문제는 아이언은 오래 쓰면 닳지만 교체할 신제품이 더는 생산되지 않는다는 데서 비롯됐다.
닳아져 가는 아이언을 보고 마음이 급해진 플리트우드에게 낭보가 전해졌다.
폴 케이시(잉글랜드)가 플리트우드가 쓰는 것과 똑같은 아이언 세트를 갖고 있다고 누군가 귀띔해줬다.
세계랭킹 15위 케이시 역시 나이키 계약 선수였다. 그는 나이키가 클럽 생산을 중단하자 미즈노 아이언으로 갈아타 지금은 나이키 아이언을 쓰지 않는다.
더 반가운 건 포장도 뜯지 않은 새것이라는 점이다. 케이시는 나이키 계약 선수로 뛸 때이던 2015년에 예비용으로 받아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리트우즈는 케이시에게 나이키 아이언을 자신에게 넘기라고 부탁했다. 물론 값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케이시는 "팔 생각이 없다"고 거절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는 "이 아이언 세트를 사용할 생각은 없지만, 워낙 귀한 물건이니 영원히 소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시는 다만 "라이더컵 때 플리트우드가 같은 팀이 된다면 빌려줄 수는 있다"면서 "물론 라이더컵이 끝나면 곧바로 반납한다는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플리트우드는 "구하다 못 구하면 닳아서 못 쓸 때까지 지금 쓰는 아이언을 쓰겠다"면서 "다른 아이언으로 바꾸는 건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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