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일 예고했던 대로 2000억 달러(약 224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맞불'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는 이날 0시(한국시간 24일 오후 1시)에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5745개 제품에 대해 10% 추가관세 조치를 발동했다. 여기에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성과가 없을 경우, 내년 1월1일부터 관세율을 25%로 인상하겠다며 중국을 전면 압박했다. 미국이 예고했던 추가관세 부과를 밀어붙이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된 중국산 제품은 전체 수입규모 5055억달러의 절반 정도인 2500억 달러까지 확대됐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하면 나머지 257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도 추가관세를 부과해, 중국산 수입품 전체 대한 추가관세 발동을 위협한 바 있다. 앞서 발동된 500억 달러와 2000억 달러 규모에 이어 257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이는 미국의 대중국 수입 규모의 전체에 해당된다.

중국도 오후 12시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1시1분)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5207개 품목에 5, 10%의 관세를 발동했다.

중국 정부는 또 3만6000자 분량에 달하는 '미중 무역 마찰에 관한 사실 및 중국의 입장 백서'를 발간하는 등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했다. 백서는 중국을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 미국은 '세계 최대 선진국'으로 지적하고, 두 나라의 경제 발전 단계와 경제 시스템이 다른 만큼 일정한 수준의 무역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서는 또 "핵심은 양국 간의 신뢰와 협력 증진 그리고 차이점의 관리"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과 경제관계는 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안정과 발전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대화와 협의로 분쟁을 푼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국제무역질서뿐만 아니라 양국의 공동이익이란 관점에서 대응해왔지만 미국은 스스로를 부인하고 끊임없이 중국에 도전해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겸 부부장인 왕서우원(王受文)은 25일 국무원 주관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 무역제재는 칼을 상대방의 목에 대고 협상을 압박하는 것과 같다"면서 "현재 협상은 진행될 수 없고, 향후 협상 재개 여부는 미국의 의지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 국무원은 오는1월1일부터 기계, 섬유 등 1585개 품목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번 관세 인하 조치가 실시되면 중국이 최혜 통상국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9.8%에서 7.5%로 낮아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