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노동부 발표 불구, 소비자는 비싼가격 지불

중고차 가격이 하락했다는 연방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가격하락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AP]
“중고차 가격이 내렸다고? 아닌 것 같은데…”
연방정부가 중고차 가격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구입하는 중고차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LAT)가 최근 연방노동부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 내 중고차·중고트럭 가격은 전월 대비 3% 하락했다.
이는 2003년 9월 수준의 중고차 가격이자 1960년대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것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북미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중고차 거래 및 경매업체 ‘맨하임’의 중고차 가치지수는 전월 대비 0.14% 상승했고, 전년 동기대비 3.7% 상승한 139.9 포인트를 기록, 연방노동부 발표와는 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이에 대해 앰허스트 파이어폰트 증권의 스테판 스테인리 수석 경제분석가는 “역사상 가장 이상한 노동부의 통계 자료”라며 “중고차 시장의 근본적인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중고차 고객의 차량 선호도 변화 및 연방노동부의 조사방식의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락일 뿐 실제로 중고차 가격이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맨하임의 조 라힘 매니저는 “고객들의 SUV 선호도가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일반차량과 트럭의 경계에 위치한 SUV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인 자동차 브로커 ‘유나이티드 모터스’의 서우진 대표는 “구조적으로는 중고차 가격이 하락한 것이 맞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는 딜러에 반납된 리스차량 거래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약 3년 전부터 리스가 끝난 중고차의 시장 유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공급 과잉이 중고차 가격의 하락을 불러왔다고 서 대표는 설명했다.
서 대표는 그러나 “중고차의 구조적 가격 하락을 소비자들은 체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은 고객들의 월 리스 페이먼트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리스계약 3년 후 차량의 잔존가치를 최대한 높게 잡고 있다. 그러나 리스 만기 후 시장가치보다 높게 측정된 잔존가치로 인해 중고차 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제조사들이 리스 차량 잔존가치의 70~80% 수준으로 맨하임과 같은 도매업체에 경매를 통해 차량을 판매하고 있어 경매를 통한 거래량을 기준으로 하는 맨하임 중고차 가치지수는 높게 측정될 수밖에 없다고 서 대표는 말했다.
또한 경매를 통해 차량을 인수한 대형 중고차 판매업체들은 마진을 높게 매겨 차량을 판매하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은 중고차 가격 하락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리스만기 차량 매물이 일반 중고차 거래시장에 많이 나오지 않고, 소비자 또한 해당 차량을 구입하기 위해 마진을 많이 남기는 카멕스 같은 대형업체에 비싼 가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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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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