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운타운 한인 의류업체들이 경기불황 타개를 위해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현재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중국·베트남을 의류 소비지로 유도하거나 한국기업과 연계해 판매처를 확대하는 등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는 의류업체가 급증하고 있다. 한인 의류업체들이 판로 개척에 나선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몇 년에 걸쳐 의류업계에 불어닥치고 있는 판매 부진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업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어려운 시장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류업체들의 매출 부진은 미국인들의 의류 소비 감소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2월 블룸버그가 연방정부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977년 미국 가계지출의 6.2%를 차지하던 의류비 비중이 2016년에는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의류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한인 의류업계 매출액 규모를 정확하게 가름해 볼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에서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이 의류업체 수다.

2016년 한인의류협회(KAMA)가 업소록 발간을 위해서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한인 의류업체의 수는 모두 1,300여개였다. 이 수치는 2년 전인 2014년 실시했던 같은 조사 때 1,756개 업체 수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2년 사이에 무려 26%에 해당하는 한인 의류업체가 폐업했다는 뜻이다.

최근들어 한인 의류업계에서 싼 인건비 덕분에 생산기지로 각광받아온 베트남을 잠재력이 큰 의류 소비시장으로 인식하고, 판매 확대에 나서는 업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에 나선 한 한인의류업체 대표는 “베트남은 40세 미만 인구비율이 전체의 60%에 달해 3분의2가 소비성향이 높은 젊은 세대로 구성된 시장”이라며 “특히 패션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고 있어 베트남은 새로운 의류 판매 시장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해 판매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인 의류업체들 중 일부는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완성 의류를 다시 미국으로 가지고 들어와 판매를 했을 뿐 베트남 현지 내수 시장에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판매량은 아직 소량이지만 시장의 잠재성만큼은 확인했다는 것이 베트남 진출 업체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한국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하는 한인 의류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한국의 동대문 패션 상가내 업체와 협업 차원의 수준을 벗어나 매장 판매와 함께 온라인 판매도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성사 단계에 있는 업체도 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한 의류업체 대표는 “대부분 판매 계약 조건은 합의가 끝난 상태이고 판매 조건과 관련한 일부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조율을 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내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하고 내년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