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도 녹음 들어서 안다”… 진실규명 압박
▶ 친정부 매체 “시신, 하수구에 폐기 가능성… 총영사관 하수관서 酸 검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현장 녹음이 이미 사우디와 미국 등 각국에 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 '공화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서거 8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카슈끄지의 피살 당시 녹음을 사우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에 제공했다고 공개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카슈끄지 피살사건과 관련해 터키에 파견된 지나 헤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문제의 녹음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가 녹음을 사우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에 제공했다"면서 "(녹음을 받은) 각국이 거기(살인현장)서 벌어진 대화를 들어서 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각국이 진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공개해 사우디와 미국 등에 진실규명과 후속 대처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사우디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주(駐)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실은 시인했으나 시신의 소재와 지시 '윗선' 등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이날 터키 친정부 일간 '사바흐'는 카슈끄지가 살해된 사우디 총영사관의 하수관에서 수거한 시료에서 산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사바흐는 정보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이 신문은 카슈끄지의 죽음이 확인되기 전 실종 사건 단계에서 사우디 '암살조'의 공항 입국장 사진 등을 당국으로부터 입수해 보도한 매체다.
사바흐는 이날 보도에서 암살조가 카슈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낸 후 산 용액에 녹여 액체상태로 만들어 하수구로 흘려보내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카타르에 본부를 둔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터키 검찰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총영사관저 정원 우물에서 불산 등 화학물질이 검출됐다고 보도하면서, 시신 처리에 쓰인 화학물질 또는 분해된 시신이 우물에 폐기된 정황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카슈끄지는 지난달 2일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요원으로 구성된 '암살조'에 의해 살해됐다.
이스탄불주 검사장실은 지난달 31일, 카슈끄지가 총영사관 건물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목 졸려 살해됐으며, 암살조가 시신을 토막 낸 후 폐기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카슈끄지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터키 수사 당국은 암살조가 산으로 카슈끄지 시신을 녹여 폐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터키 매체와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또 터키 경찰 수색이 시작되기 전 사우디 화학자와 독성학자가 약 일주일간 사건 현장을 매일 찾은 것으로 확인돼 증거를 인멸하는 '은폐조'로 파견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배수관이나 우물에서 불산 등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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