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여성 850명 입장… ‘면피용’ 비판도

10일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 입장한 이란 여성 관중 [AFC 공식트위터]
10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수도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2차전에 여성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
이란에서는 법적으로 여성이 남자 축구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아자디스타디움에 입장한 여성 관중은 850명으로 일반 축구 팬이 아니라 선수 가족, 여성 축구 대표선수, 고위 공무원 등 초청된 이들이었다.
이들은 따로 마련된 입구를 통해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성인 키보다 높은 칸막이로 구분한 여성 전용 구역에서 경찰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
비록 제한된 공간이지만 남성 축구 팬과 다를 바 없이 함성을 지르고 손뼉을 치며 축구를 즐겼다.
경기가 시작하기 몇 시간 전 현재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성이 입장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반 여성 축구팬 수백 명이 아자디스타디움으로 몰려갔으나 입장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엄격한 이슬람 율법이 시행되면서 1981년부터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엄금한 이란에선 올해 들어 제한적이나마 여성에게 문을 개방하고 있다.
올해 6월 월드컵 축구 단체 관람 행사에 여성 축구 팬이 아자디스타디움에 입장할 수 있었고, 지난달 이란 국가대표팀의 평가전에는 여성 200여 명이 실제 경기로는 37년 만에 처음으로 초청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경기 전 공식트위터에 '이란 여성 관중이 결승전을 보려고 경기장으로 몰려든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하면서 환영했다.
이 경기에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8일 이란 여성이 축구 경기를 축구장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이란 당국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여성 입장을 두고 의미가 큰 진전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면피용'이라는 비판이 엇갈렸다.
이란에 대한 이달 5일 미국의 경제 제재가 복원되면서 미국에 맞서 우호적인 여론이 절실한 이란이 인권 문제를 트집 잡히지 않으려고 선별된 여성을 보여주기식으로 입장시켰다는 것이다.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주장한 여성 의원 파르바네 살라흐슈리는 10일 "최소한의 선택된 여성이지만 오늘 여성이 축구경기장에 입장한 것은 좋은 징조다"라며 "자유롭게 이란 여성이 축구경기장에 합법적으로 입장할 수 있는 날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란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주장하는 온라인 단체 '오픈 스타디움'은 트위터에 "다음 경기에도 여성이 들어갈 수 있는가. 과연 그들(이란 당국)은 어떻게 변명할까. 지켜보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란과 함께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금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1월부터 이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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