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곤 CEO 유지 vs 닛산은 추가의혹 제기
카를로스 곤 회장의 체포로 직격타를 맞은 르노가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의 반대로 일본 검찰에 체포된 곤 회장의 해임을 보류한 가운데 곤 회장이 체포되기 직전까지 프랑스 정부에서 요구해온 르노와 닛산 간 합병을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가 경영에서 프랑스의 입김을 배제하려는 일본 경영진의 의도된 퇴출이라는 의혹에 힘이 실리며 르노와 닛산의 주도권 다툼이 얼라이언스 와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과 프랑스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양사의 전략적 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공동성명까지 내놓았지만 닛산 측이 곤 회장의 위법행위를 네덜란드 합자회사에서도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불똥이 르노사로까지 튈 조짐을 보이는 등 사태의 파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르노 이사회는 지난 20일 티에리 볼로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부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고 임시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르노ㆍ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임시회장으로는 필리페 라가예트를 지명했다.
그러나 당초 예정됐던 곤 회장의 해임은 보류됐다. 이사회는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가 일본의 사법절차만으로 증거 없이 해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같은 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태 직후 곤 회장의 프랑스 내 세금에 대해 조사했으나 특별히 문제 될 만한 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즉각 곤 회장의 해임 방침을 발표한 닛산·미쓰비시와는 대조적인 행보로 프랑스 정부가 이사회를 통해 일본 측에 일종의 견제 의사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15년 장기 보유주주의 의결권을 두 배로 높이는 법안 등을 마련하면서까지 꾸준히 르노와 닛산 간 합병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닛산 지분 43.4%를 보유한 르노와 달리 닛산은 르노 지분이 15%에 불과한데다 의결권마저 없어 르노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왔다.
주요 외신들은 곤 회장 체포가 양사 간 경영주도권 다툼의 연장선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FT는 이날 “곤 회장이 일본 검찰에 체포되기 전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닛산은 이에 반대하며 (합병을) 막기 위한 길을 찾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닛산이 합병을 저지하기 위해 개인 비위를 명목으로 제왕적 권한을 가진 곤 회장을 쳐내고 얼라이언스의 주도권을 가져오려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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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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