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내 1만 8,000개, 미전국 3분의1 차지
▶ 급속충전기 15% 불과

미국 내 전기차 소유주들이 충전시설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설치된 충전시설. [AP]
# 한인타운 직장에 다니는 이모씨는 지난 여름 전기자동차 구매를 고려했다가 마음을 바꿨다. 이씨는 개스비 부담을 덜 수도 있고 환경보호에도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전기차 구매를 고려했지만 결국 개솔린 차를 사기로 했다. 결정적 계기는 전기차 충전시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전기차 충전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필요할 때 충전을 못하면 낭패를 볼 것 같아 구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를 비롯한 가주내 전기차 소유주들이 충전시설을 찾아 헤매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소유주들은 ‘충전소 찾아 삼만리’라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LA타임스(LAT)가 27일 보도했다.
가주에너지위원회(California Energy Commission)에 따르면 가주에 설치된 전기자동차용 공공충전소는 모두 1만8,000곳으로 이중 15%만이 급속 충전기를 보유하고 있다. 가주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500곳의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텍사스가 두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를 기준만 놓고 본다면 전기차 충전소의 약 33%가 가주에 몰려 있을 정도로 미국내 전기차 충전소 설치 상황은 아직 열악한 수준이다.
LA의 전기차 충전시설 상황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시가 자랑거리로 삼고 있지만 LA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는 고작 1,818곳에 불과하다. 이중 7%만이 급속 충전소이고 많은 충전소가 테슬라 차량 소유주 전용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렇다고 가주 정부가 전기차 충전소 확대와 관련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주 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는 7억3,800만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쓸 계획이다. 또한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인 ‘디젤 스캔들’의 합의배상금 20억달러 중 8억달러를 전기차 충전소 확대에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 역시 오는 2025년까지 25만개의 공공충전소를 추가하는 행정명령에 지난 1월 서명한 바 있다. 문제는 전기차 보급에 비해 전기차 충전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데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운행 중인 전기차량은 전체 차량의 5% 수준, 대수로 35만대를 조금 넘고 있다. 대부분 LA에 집중돼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와 샌호세가 그 잇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기차 소유주들이 전기 충전을 위해 충전소를 찾아 헤맬 수밖에 없다. 있다하더라도 특정 차량 브랜드 전용이다 보니 공공충전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충전소를 찾아다고 해도 ‘레벨1’ 충전기는 1시간 정도 충전해 4마일 밖에 갈 수 없을 정도의 느린 충전 속도다. ‘레벨2’인 경우는 완전 충전을 하려면 7시간 하고도 20분이 더 걸릴 정도다.
대형 샤핑몰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에는 충전기를 꽂는 콘센트가 닫혀 있기 일쑤이거나 충전하지 않는 차량이 주차돼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국 공공충전소 확대없이는 전기차 구매 확산은 쉬워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를 구매하는 순간 전기차 충전소 부족으로 인한 모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전기차 매수자 위험부담’인 셈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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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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