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성공전략 보니, 방송시장 2·3위 사업자 손잡고
▶ 1위 굴복시키는 ‘약한고리’ 전략, 블록버스터급 콘텐츠로 차별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 행사에서 아시아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합병을 통해 글로벌OTT 공룡 넷플릭스에 맞서기로 했다.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에서 막강한 자본력을 투입한 자체제작 드라마를 쏟아내면서 생존을 위한 연합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인터넷TV(IPTV) LG유플러스와 손을 잡은 넷플릭스는 유럽시장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약한 고리깨기’ 전략을 구사해 플랫폼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OTT플랫폼 ‘옥수수’와 지상파3사의 플랫폼 ‘푹(POOQ)’이 통합한 토종 플랫폼이 넷플릭스의 한국시장 잠식을 저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 대작 드라마로 가입자 확대
넷플릭스는 이달 25일 한국시장 공략용 대작 드라마 ‘킹덤’을 선보인다. 스타작가 김은희가 각본을 맡고 배두나, 주지훈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올초 최고의 기대작 가운데 하나다. 회당 평균 제작비만 15~20억원 수준으로 국내 드라마 제작비보다 대략 4~5배 이상 많다. 넷플릭스는 또 배우 정유미가 출연하는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유재석이 출연하는 예능 ‘범인은 바로너 시즌2’도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다. 넷플릭스가 보유한 미드(미국 드라마) 라인업에 이어 국내용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탑재해 경쟁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 한국에서도 ‘약한 고리깨기’ 전략 통하나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IPTV업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었다.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의 IPTV에 넷플릭스가 탑재됐고, 양사는 이달 중 결합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인터넷과 통신료 외에 넷플릭스 상품까지 결합해 할인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들은 더욱 저렴한 가격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의 이 같은 전략은 유럽과 영어권 국가들에 진출할 당시와 유사하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사업을 진행하며 주로 방송·통신시장 2~3위 사업자와 손을 잡은 뒤 1위 사업자를 굴복시켰다. 방송통신시장의 약한 고리를 파악한 뒤 이를 깨는 전략이다. 지난 2012년 영국에 신규 진출할 당시 2위 케이블TV업체 버진미디어와 계약해 시범사업을 개시했다.
이어 3위사업자 BT와도 제휴를 맺은 뒤 결국 케이블TV업계 1위인 스카이TV를 굴복시켰다. 스카이TV는 지난해 3월 넷플릭스와 제휴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인·프랑스에서의 성공 방식도 동일하다. 2014년 프랑스에 진출하면서 통신업계 3위 업체 부이그 텔레콤(Bouygues Telecom)과 손을 잡았다.
◇ 몸집 키우는 토종OTT, 맞설 수 있을까
한해 80억달러의 자금을 콘텐츠 제작·확보에 쏟아붓는 넷플릭스와 국내 OTT는 애초 체급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토종 OTT플랫폼 ‘옥수수’와 ‘푹’을 각각 보유한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통합에 합의한 것도 넷플릭스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
옥수수와 푹의 통합으로 일단 덩치는 커졌다. 양사의 통합 플랫폼 가입자는 1,3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양사는 2,000억원의 자금도 유치할 계획이다. 이들 외에 콘텐츠제작업체 카카오M은 카카오TV 플랫폼에 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확대해 넷플릭스에 맞설 계획이다.
한국내 가입자 4,2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에 기반한 서비스인 만큼 이용자 확장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올해 국내 시장을 본격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데 맞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며 “토종 OTT들은 덩치를 키우고 자금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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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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