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리스코바와 8강전서 다 이긴 경기 ‘충격’ 역전패
▶ 호주오픈서 생애 24번째 메이저 타이틀 도전 무산

서리나 윌리엄스가 경기 막판 실수가 나오자 괴로워하고 있다. [AP]
테니스에서 마지막 세트 게임스코어가 1-5로 뒤지고 있다면 승부는 끝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앞서 있는 상대가 메이저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테니스 여제’ 서리나 윌리엄스(16위·미국)라면 타월을 던지고 기권을 선언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23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여자단식 8강전에서 좀처럼 믿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 서리나가 카롤리나 플리스코바(8위·체코)를 상대로 최종 3세트에서 5-1로 앞서가다 이후 내리 6게임을 내주고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플리스코바는 서리나를 2-1(6-4, 4-6, 7-5)로 꺾고 마지막 남은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플리스코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패배가 결정돼 라커룸으로 들어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며 자신도 믿을 수 없는 뜻밖의 결과에 대한 놀라움을 표했다. 게임스코어 5-1에서 서리나는 다음 게임 서브권까지 갖고 있었기에 플리스코바의 역전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믿기 어려운 시나리오는 조금씩 천천히 현실로 펼쳐져 갔다. 우선 서리나는 이 게임에서 40-30으로 매치포인트를 잡았으나 여기서 풋 폴트 판정이 나왔고 이어진 경기에선 플레이 도중 왼쪽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하면서 리듬이 흔들렸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서리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플리스코바는 이어 자기 서브게임을 지켜 3-5로 추격했고 이어진 서리나의 서브게임을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브레이크해 4-5로 더 따라가며 마침내 서브게임에서 균형을 맞췄다.
완전히 추격당한 서리나는 여기서 다시 승기를 잡을 기회를 얻었다. 이어진 플리스코바의 서브게임에서 15-40으로 앞서 더블 매치포인트를 잡는 등 3번이나 매치 포인트 기회를 얻었으나 한 번도 이를 살려내지 못했고 결국 5-5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마지막 기회를 놓친 서리나는 다음 서브게임도 한 포인트도 얻지 못하는 등 내리 두 게임도 빼앗겨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역전패가 확정됐다. 게임스코어 5-1 이후 벌어진 6게임에서 두 선수의 포인트는 플리스코바가 25-8로 압도적인 우위였고 특히 서리나의 서브 게임에서는 11-0으로 서리나가 한 포인트도 따지 못했다. 실책 수도 8-0으로 윌리엄스가 훨씬 많았다.
믿기 힘든 갑작스러운 난조 속에 다 이겼던 경기에 패한 서리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발목은 괜찮다”며 “상대가 매치 포인트에서 워낙 잘 했다”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그녀는 발목을 접질린 이후 치료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원래 경기 도중 트레이너를 부르는 것을 싫어하고, 당시에는 정말 별 것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서리나는 이날 패배로 메이저대회 8강전에서 6년 만에 처음으로 패하며 14연승 행진을 마감했고 생애 통산 24번째 메이저 타이틀도 무산됐다. 메이저 대회 여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은퇴한 마거릿 코트(호주)의 24회고, 서리나는 23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