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언샷을 때리는 박성현.[박준석 씨 제공]
"역시 다르네"
6일(현지시간)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를 열린 필리핀 마닐라 근교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파72)에서는 탄성이 잇따랐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세계랭킹 1위 박성현(25)의 경기력이 출전 선수 125명 가운데 단연 돋보였기 때문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부투어인 퓨처스투어에서 뛰는 도티 아르디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관왕 유카 사소 등 필리핀 여자 골프의 간판선수 2명과 동반 플레이에 나선 박성현은 첫번째 홀부터 한 수 위 기량을 과시했다.
407야드의 만만치 않은 파4홀인 1번홀에서 그는 강력한 드라이버 티샷에 이어 웨지로 만들어낸 4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대회가 열린 더 컨트리클럽은 여자 선수에겐 긴 전장(6천461야드)에 늘 바람이 심해 좀체 언더파 스코어를 내기 어렵다.
하지만 박성현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며 가뿐하게 순위표 맨 윗줄을 점령했다.
언더파를 친 선수는 1언더파 71타를 친 공동 2위 그룹 2명과 함께 3명뿐이었다.
8번, 9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박성현은 11번 홀(파3)에서 바람을 잘못 읽어 티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면서 1타를 잃었지만 13번, 14번 홀 연속 버디로 만회했다.
15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은 박성현은 남은 3개 홀을 파로 마무리했다.
박성현은 "코스 길이도 장타자인 내게 유리했고, 샷도 생각만큼 잘 됐다"면서 "(잘하면 본전, 못하면 망신이라는) 부담감은 덜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박성현과 경기를 함께 치른 아시안게임 2관왕 사소가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27위 사소는 "같이 경기하면서 내내 부러웠다. 장타도 부러웠고 아이언샷도 부러웠다"면서 "나도 박성현처럼 세계랭킹 1위를 하고 싶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필리핀 신문 '필리핀 스타'의 리타 구존 기자는 "9개홀을 봤는데 역시 세계랭킹 1위다웠다. 장타와 쇼트게임, 퍼트 등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고 박성현의 경기력을 평가했다.
박성현은 "더 많은 버디를 잡아낼 수 있었는데 그린 파악이 좀 미흡했다. 그린이 다소 느린 데다 라인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면서 "내일은 그린에 빨리 적응해서 더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성현의 경기에는 필리핀여자골프투어에서 좀체 보기 힘든 많은 갤러리가 몰렸다.
한국에서 원정 온 팬클럽 '남달라' 회원 40여명이 응원에 나선 데다 현지 골프 관계자들도 세계 1위의 샷을 보러 왔다.
필리핀투어에서 종종 경기를 한다는 한국프로골프(KLPGA)투어 이정화(25)는 "이런 떠들썩한 분위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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